통일부가 내년도 예산을 1조2549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대비 102억원 소폭 증액한 수준으로, 남북협력기금은 1조115억원으로 책정했다.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내년 통일부 예산안은 일반회계 2434억원, 남북협력기금 1조115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안에서도 남북협력기금은 1조원대를 유지했다. 이재명 정부의 남북교류협력 재개에 대한 의지가 담겼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사업별 예산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남북 경제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융자 기금이 올해 591억원에서 내년 1994억원으로 1403억원 증액됐다.
남북 교류 단절로 협력 사업이 계획대로 시행되지 못하면서 내년도 예산이 15% 삭감됐다. 그럼에도 협력 기금을 유지한다는 부처 간 공감대가 이뤄지면서 융자 부분을 확대하는 조치를 통해 1조원대를 넘겼다는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금평가에서 페널티를 받으며 15% 삭감됐지만, 기금 자체가 전체 삭감되면 정부의 대북 정책 의지 표현에 문제가 있는 만큼 융자 부분을 확대해 총액이 유지됐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남북 간 사회간접자본의 개선과 관련해 융자기금을 사업에 쓸 수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번 예산에서 평화·통일·민주시민교육을 위한 예산도 내년 253억원으로 올해(159억원) 대비 대폭 증액했다. 특히 평화통일민주교육위원을 기존 1000명에서 4000명으로 확대하고, 내년 연말까지 1만명을 추가 위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1억원의 예산을 71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북한 자료 공개를 위한 시설·기반 마련에도 착수한다. 올해 말 준공되는 '동북아평화자료원'의 개원과 운영을 위해 156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국정과제인 '북한자료 대국민 공개확대' 정책에 따라 북한자료 공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예산 7억원도 편성했다.
북향민(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하나원 화천분소를 제2 하나원으로 전면 개편하는 신규 예산 29억원도 마련했다. 현재 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강원 화천군 소재 화천분소를 북향민의 지역사회 정착지원 기관으로 기능을 전환하고, 화천군민에게는 내과, 치과, 한방과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남북교류 단절로 인해 불용률이 높은 남북협력기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시행령 개정도 추진 중이다. 통일부는 시행령이 개정되면 기금의 활용 방안을 바꾸기 위해 기획예산처 등과 추후 논의하겠다는 구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남북 간 교류가 활발할 때는 기금이 1조원까지도 쓰였지만, 현재는 아무 역할도 못 하고 있다"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상대로 북한·통일과 관련된 교류협력, 민간에서의 북한 연구 생태계 회복, 접경지의 평화경제특구 사업 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