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비례대표직 유지 논란 배경에는 정당 운영에 필수적인 보조금 문제가 자리해 있다. 장관직 수행을 위해 의원직을 포기할 경우 원외정당이 돼 정당보조금이 끊긴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선거 연대를 선택한 용 의원이 자초한 일이지만 거대 양당 중심으로 배분되는 현행 정당보조금 제도에 대한 근본적 물음표도 따라붙는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정치자금법상 정당보조금은 △경상보조금 △선거보조금 △가산보조금 등으로 구분된다. 전국단위 선거 운동 경비를 지원하는 선거보조금과 여성·청년 후보 공천을 독려하고 장애인 정치 참여 지원을 위해 지급되는 가산 보조금을 제외한 경상보조금은 당비와 더불어 정당 운영의 근간이 된다. 경상보조금은 매 분기 중간인 2·5·8·11월 15일에 지급된다.
정당보조금은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에 예산 총액의 50%를 먼저 균등 배분한다. 나머지 50% 중 일부는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5%) △5석 미만 원내 또는 원외 정당 가운데 직전 선거 득표율 2% 이상 기록한 정당(2%) 등의 기준에 따라 차등 배분한다. 배분 후 잔액은 의석수 또는 총선 득표율 등에 비례해 지급 요건을 충족한 각 정당이 나눠 갖는다.
현재 국회 교섭단체는 거대 정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곳뿐이다. 가장 많은 당원을 보유해 당비 수익이 가장 높은 두 당이 정당보조금도 가장 많이 지급받는 구조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올해 수령하는 정당보조금 총액은 각각 501억원과 459억원이다. 전체 예산의 47.8%와 43.8%에 해당한다. 양당이 수령하는 정당보조금이 전체 예산의 91.6%를 차지한다.
거대 양당은 선거를 치를수록 자산이 급증한다. 안정적인 경상보조금에 선거·가산보조금을 추가로 수령하기 때문이다. 선거철이면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 증대 효과도 누린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선 선거보조금 570억원 중 민주당이 259억원, 국민의힘이 238억원을 각각 수령했다. 2024년 기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자산 총액은 각각 657억원과 1199억원으로 2017년 대비 각각 12배·3배 증가했다.
양당은 정당 운영 자금 마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부패를 차단하기 위해 권력과 권한이 집중된 정당에 보조금이 집중되는 게 법 도입 취지에 부합한다고 설명한다. 반면, 군소정당들은 '정당의 보호와 육성'이라는 취지에 맞게 배분 기준이 조정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용 의원이 속한 기본소득당이 올해 받는 정당보조금 총액은 3631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0.0003% 수준이다.
용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주도의 범진보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당선돼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 사퇴할 경우 민주당 소속 후순위 후보에 의원직이 넘어가고, 원외 정당이 되는 기본소득당은 경상보조금이 끊긴다. 의원 1인당 인턴을 포함해 최대 9명까지 보좌진을 둘 수 있는데 이들도 일자리를 잃는다. 기본소득당이 의원직 사퇴 요구에 반발하는 이유다.
노서영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내란을 반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은 작년 한 해 845억원이 넘는 세금을 가져갔는데 같은 기간 저희 당이 받은 보조금은 약 900만원"이라며 "국민들에게 아까운 혈세는 어느 쪽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