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경찰 고위직 인사에 경찰청장 임명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정부가 국민 안전을 뒷전에 두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찰청장 공석사태 규탄 및 임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상적인 경찰청장 장기 공석 사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경찰청장 임명 절차에 즉각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정부가 어젯밤 시·도경찰청장 18명 가운데 14명을 바꾸고 치안정감·치안감 28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지만 정작 경찰의 수장인 경찰청장은 이번에도 임명되지 않았다"며 "새로 온 차장이 또다시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12월 조지호 전 청장이 직무 정지된 이후 경찰청장 자리는 21개월째 비어 있다"며 "이호영·유재성 전 차장에 이어 김종철 차장까지 정식 수장 없이 대행 체제만 세 번째"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도 대행, 경찰청장도 대행인 '대행의 나라', '대행민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에도 경찰 조직을 최종적으로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 등을 거론하며 "국민의 불안은 커지는데 사태를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조직을 다잡을 정식 지휘관이 없다"고 했다.
특히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앞둔 상황에서 경찰청장 공석이 장기화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강 의원은 "경찰이 사실상 수사를 독점하는 '공룡 경찰' 시대가 열리는데 거대한 권한을 국민 앞에서 책임지고 지휘·조율할 정식 수장이 절실한 때"라며 "밖의 견제도, 안의 지휘도 없는 무방비 상태로 거대 권력을 출범시키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강 의원은 "정식 수장이 없는 장기 대행 체제에서는 정책 추진력이 떨어지고 인사가 적체되며 조직의 기강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경찰청장을 임명하지도 않으면서 경찰의 기강 해이를 질책하는 것은 유체이탈 화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경찰청장 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대행 체제는 인사권자의 뜻이나 정치권의 입김에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행정안전부 장관을 앞세운 대행 체제를 통해 경찰을 사실상 직할 통치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경찰청장 임명, 안 하는 것인가 못 하는 것인가"라며 "8개월 넘게 경찰청장 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까닭을 공개적으로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에 △경찰청장 임명 절차 즉각 착수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청장 제청 △경찰청장 임명 지연 이유 공개 등을 촉구하며 "국민 안전에 어떤 일이 벌어진다면 최종 책임은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