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할아버지가 칼부림, 제발 빨리"...119 녹취록 속 끔찍했던 그날

김지은 기자
2026.10.18 16:10

[the300]
윤건영 의원실, 인천소방본부 119 신고 녹취록 확보
사건 직후 25건이 119 신고로 접수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왼쪽)이 흉기 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 흉기 난동범 최충락(59)이 범행을 저지를 당시 피해자를 구하기 위한 현장 시민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119 신고 녹취록에 담겼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인천소방본부 119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13일 사건 발생 직후 일반 신고 21건과 경찰 공동 대응 요청 4건 등 총 25건이 119 신고로 접수됐다.

최초 신고자는 이날 오후 1시49분쯤 119에 전화를 걸어 "지금 학생들이 칼에 맞아가지고. 빨리요. 제발 지금"이라며 구조를 요청했다. 신고자는 "어떤 학생들이 찔렸는데 여기가 푸드 코트가 있는 곳"이라며 "그쪽에서 누가 칼부림을 하셨나 봐요. 그래서 지금 한 분이 칼이 찔려가지고"라고 말했다.

신고 접수 요원은 피해자 상황을 물었고 신고자는 "여자분이고 피가 너무 많이 난다. 등에 칼이 찔려가지고 지금 피가 너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에 접수 요원은 "응급처치 안내 도와드릴테니 전화를 끊지 말라"며 "일단 진정하시고 구급차는 가고 있다"고 안내했다.

같은 시간대에 119에 전화를 건 또 다른 신고자는 "2층 푸드코트인데 어떤 할아버지가 칼부림을 하셨다"며 "피가 바닥에 있어서 일단 부르는 게 맞은 것 같아서. 지금 돌아다니고 계시고 아직 (현장에) 계시다"고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119에 "누가 칼 들고 지금 사람 찌르고 다녀서 남자분들이 다 막아주고 있다" "지금 찌른 사람은 위에서 비명 지르고 있다. 빨리 와달라" 등의 신고를 하기도 했다.

"지금 제 팔에 맞아서 팔 들고 지혈하고 있다" "피해자가 2명 이상이라고 해서 구급차를 좀 많이 보내주셔야 할 것 같다" "피해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 구급차 4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조금 더 보내달라" 등의 다급한 요청도 있었다.

119구급대는 이날 오후 2시2분쯤 현장에 도착해 흉기에 찔린 피해자 2명을 발견하고 응급처치에 나섰다. 두 사람은 피를 흘리며 2층 상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급대는 CPR(심폐소생술)을 하며 오후 2시11분쯤 병원으로 이동했다. 2분 뒤인 2시13분쯤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에 환자를 인계했다.

최씨는 지난 13일 오후 1시48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이용객 10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10명 가운데 8명이 다쳤다. 이 중 19세 여성은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의식불명 상태다. 나머지 부상자 7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2명은 다치지 않았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부질환 치료를 받은 병원에 불만이 있었고 병원 측 신고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이를 사회에 알리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뉴스거리를 만들려고 범행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16일 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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