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 내부에서 구체적인 공소청 설계안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특례임용 지원을 받는 등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공소청의 인력·직제에 대한 구체적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검찰청이 대행의 대행체계로 전환했고 법무부까지 대행체계로 바뀌면서 당장 구체적인 안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에선 중수청 특례임용 지원철회가 가능한 오는 31일 이전에 공소청의 대략적인 인력·직제에 대한 구체적 설계안이 공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중수청과 공소청 사이에서 거취를 고민하는 검사와 수사관들이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중수청준비단이 검찰인력 확보에 적극 나선 만큼 공소청의 구체적 밑그림이 늦어질수록 인력유출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에 마감한 중수청 지원결과 총 2375명의 검사 및 수사관이 지원했다. 특히 검사도 예상보다 많은 1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하위법령을 정비하는 등 공소청 출범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이렇다 할 설계안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대검 등의 설명이다. 일단 손봐야 할 관련 규정이 약 180건에 달한다. 또 구체적인 인력과 직제는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하다.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모두 공석인 점 역시 공소청 설계안이 늦어지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사의 수사권 전면폐지에 맞춰 형사사법체계 전반이 개편되는 상황에서 법무부와 대검찰청을 이끌 수장이 모두 자리를 비워 일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는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 박규형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각각 관련 업무를 이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청한 한 차장검사는 "공소청은 완전히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 조직을 개편하는 작업에 가깝다"며 "조직안착을 위해 관계부처 등과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당장 구체적인 설계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손이 묶이게 된 검찰이 선제적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조직에서는 어떤 식으로 일을 하면 된다"는 그림을 그려 구성원들에게 공지하는 것이 부적절해 보인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마디로 지금은 눈치를 봐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간부급 검사는 "몇 개월 안에 개편작업을 마쳐야 해 누구도 구체적인 그림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황이 이런데 검찰이 관계부처 등과 충분한 조율 없이 먼저 청사진을 발표하면 '검찰이 또 나선다'며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소청 출범과정에서 기존 검찰청 소속 검사나 수사관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다른 부처나 직렬로 사실상 '강제전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에 대검찰청 기획조정부는 전날 내부 메신저를 통해 "공소청 직원의 타 기관으로의 강제전직은 현재 어느 부처에서도 전혀 검토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