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30㎞' 24시간 규제 완화…연말까지 160개소 우선 운영

오문영 기자
2026.08.27 12:00

최근 5년 심야 0~6시 스쿨존 어린이 보행사고 '0건'…운영 기준 완화
편도 2차로 이상→1차로 이상으로 확대…전국 약 6000곳 적용 가능 추산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경찰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심야 시간대 속도 제한 완화 확대를 추진한다.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심야 시간대와 공휴일에도 일률적으로 시속 30㎞ 제한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경찰청은 최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스쿨존 속도 규제 합리화 방안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 결과는 정부의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총괄 태스크포스(TF)'에 제출될 예정이다. 사진은 19일 서울시내 어린이 보호구역. 2026.05.19.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경찰이 어린이보호구역의 시간제 속도제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심야시간에는 제한속도를 높일 수 있는 구간을 늘려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운전자 불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 기준을 개선해 연말까지 약 160곳에서 우선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시간제 속도제한은 평소 시속 30㎞로 운영되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에 제한속도를 일시적으로 높이는 제도다. 경찰은 2023년 9월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일부 구간에 도입했지만 올해 4월 기준 전국 어린이보호구역 1만5856곳 가운데 운영 중인 곳은 84곳으로 0.5%에 그쳤다.

시간제 속도제한 구간에서는 심야시간 제한속도를 주변 도로 수준에 맞출 수 있다. 가령 연결 도로의 제한속도가 시속 50㎞라면 해당 시간대 어린이보호구역 역시 시속 50㎞로 운영할 수 있다.

/사진제공=경찰청

경찰은 적용 대상을 넓히기 위해 운영 기준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편도 2차로 이상 도로만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편도 1차로 이상 도로도 포함한다. 운영시간도 기존 '오후 9시부터 오전 7시까지'에서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를 기본으로 하되, 지역 교통 여건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안전시설과 사고 관련 기준은 유지한다. 보·차도 분리시설과 방호울타리, 횡단보도·신호기, 무인과속단속장비 등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하고 최근 3년간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2건 미만이어야 한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경찰이 새 기준을 토대로 현장 적용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전체 어린이보호구역의 약 3분의 1인 6000곳가량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 가운데 실제 적용되는 곳은 지방정부의 예산과 도로 여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말까지 우선 운영을 추진하는 약 160곳도 구체적인 장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방정부와 예산 협의가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예상 물량을 파악한 수치"라며 "시설 설치와 심의 절차에 따라 실제 운영 시점이나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심야시간까지 일률적으로 시속 30㎞ 제한을 유지하는 데 대한 불편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76.4%가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에 찬성했다.

최근 5년간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점도 제도 확대의 근거가 됐다. 또 1년 이상 시간제 속도제한을 운영한 39곳의 전후 사고를 비교한 결과 교통사고는 72건에서 55건으로 23.6% 줄었고 사망자는 2명에서 0명으로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국민 불편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경찰은 향후 운영 지역의 사고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은 매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운영 이후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시간제 속도제한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서영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어린이 안전을 확보하면서 과도한 규제로 인한 국민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운영 기준을 개선했다"며 "지방정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안전에 지장이 없는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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