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대학가 일대에서 160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50대 집주인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나상훈)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59)에 징역 1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사기 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씨의 친누나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54명에 이르는 피해자들로부터 162억원이 넘는 임대차 보증금을 편취해 반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대출하기 위해 계약서를 위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 상당수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라며 "이들은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동대문구 일대에 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임차인 154명으로부터 보증금 162억765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대부분은 한국외대와 경희대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던 김씨는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임대차계약서 139장을 위조해 새마을금고로부터 약 20억40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도 받는다.
김씨의 친누나는 자신의 명의로 대출신청서를 작성해주는 등 김씨의 자금 조달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김씨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피해자 12명과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등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체적인 경위 등에 비춰 범행 가담 정도가 미필적인 수준으로 보이고 형사처벌 전력도 없다"며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징역 15년, 김씨의 범죄를 방조한 친누나에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김씨에 대한 재판은 2024년 10월 처음 기소된 이후 총 12건이 병합돼 이뤄졌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후진술에서는 "제가 많이 실수하고 죄를 저질렀지만 어머니를 돌봐줄 사람이 큰누나밖에 없다"며 "염치없지만 누나에게는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