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병역기피자 채용 제한·해고 법률, 헌법 위반"

헌재 "병역기피자 채용 제한·해고 법률, 헌법 위반"

오석진 기자
2026.08.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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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병역법 제76조 위헌확인 등 8월 심판사건에 대한 선고를 하기 위해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병역법 제76조 위헌확인 등 8월 심판사건에 대한 선고를 하기 위해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병역기피자가 재직 중인 경우에 해직하도록 규정한 병역법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7일 병역법 제76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법률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서도 그 효력을 즉시 정지시키지는 않고 한시적으로 효력을 유지하며 국회의 법 개정을 촉구하는 처분이다.

이 헌법소원을 낸 청구인 A씨는 과거 병역법 위반으로 인천병무지청으로부터 고발당해 재판에 넘겨졌으나 최종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인물이다.

무죄 이후 인천병무청은 A씨에게 현역병 추가 입영통지를 하면서 대체역 절차를 안내했으나 A씨는 이에 따르지 않았다. 이 일로 다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 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아직 대법원 판결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인천병무청은 징역 1년6개월 선고 이후 A씨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병역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은 임직원으로 채용될 수 없고 이를 위반해 채용할 경우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A씨가 재직하고 있으면 알려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결국 A씨는 해고됐다.

병역법 제76조는 병역의무 불이행자에 대해 고용주 등이 해당인을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임용하거나 채용할 수 없으며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A씨는 해당 법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2023년 10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A씨 손을 들어줬다. 5명의 재판관은 헌법불합치 의견을, 2명의 재판관은 단순 위헌 의견을 냈다. 나머지 2명은 기각 의견을 냈다. 헌재는 2028년 2월29일까지 관련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 전까진 해당 법률의 계속 적용을 명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해 김형두·정형식·정계선·오영준 재판관은 헌법불합치 의견을 내며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한 자에 대해서만 해직이 이뤄져야 한다"며 "병역기피는 단순히 법정기간 내에 입영 등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사정까지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무청은 병역의무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한 것인지 여부에 관해 자료를 제출하고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김복형·마은혁 재판관은 단순 위헌 의견을 냈다. 단순 위헌은 헌법불합치 결정과 다르게 개정입법의 기회를 주지 않고 즉시 해당 법률을 제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병역법은 병역기피자들을 형사처벌하도록 해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다"며 "병역기피자에 대해 일체의 취업까지 금지하는 것은 입법목적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했다.

한편 정정미·조한창 재판관은 기각 의견을 내며 "병역의무 부과를 통해 국가방위를 도모하는 것은 국가공동체에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헌법적 가치"라며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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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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