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판 명품백이 짝퉁..."나도 몰랐다" 사기죄 아니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8.27 16:23

[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명품 가방을 산 A씨는 판매자의 정품이라는 설명을 믿고 수백만원을 줬다. 하지만 물건을 받은 A씨는 뭔가 이상해 가방을 감정해 봤고 가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자는 자신도 정품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중고거래 과정에서 명품 가방을 팔면서 정품이라고 설명해놓고 가품이었다면 판매자에게는 어떤 법적 책임이 발생할까.

우선 판매자에게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형법은 사람을 속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사기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가품을 판매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판매자가 가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품인 것처럼 속여 돈을 받았을 때 비로소 사기죄가 문제 된다. 판매자가 실제로 가품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가품일 가능성조차 인식하지 못했다면 구매자를 속이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판매자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법원은 가격, 유통경로, 상품 상태, 판매자의 전문성 등 거래 전후의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매자가 정말 몰랐는지를 판단한다.

판매자가 가품임을 확신하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가품일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이를 감수하고 판매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미필적 고의란 범죄 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정품 가격보다 현저히 싼 가격에 물건을 구입했거나 또는 출처가 불분명한 경로로 확보한 물건을 별다른 확인 없이 정품이라고 판매한 경우 판매자가 확실히는 아니더라도 가품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다. 법원도 중고 물품 판매자가 가품 가능성을 알면서도 구매자에게 정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사건에서 사기죄를 인정한 바 있다.

만약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도 구매자는 다른 민사상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 판매자가 가품인 줄 몰랐더라도 진품을 전제로 거래한 물건이 가품이라면 하자가 있는 물건을 판매한 것으로 민사상 하자담보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이런 경우 구매자는 물품 구매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 반환을 요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법원도 진품이라는 전제에서 매매된 물건이 복제품인 경우 매도인이 가품이라는 사실을 몰랐더라도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유사 사례에서 법원은 진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구매한 물건이 가품인 경우 특정물의 실제 가치와 지급한 대금의 차액을 하자로 인한 손해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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