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황의조씨의 성폭력 사건 압수수색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1심 무죄를 뒤집고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찰관 사건을 대법원이 보다 신중한 심리가 필요하다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단하라고 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조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조씨는 서울특별시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수사2대 5팀에서 근무하던 경찰공무원으로, 같은 과 수사2대 3팀이 담당하던 황씨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 정보를 친분이 있던 변호사에게 알려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2024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관련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해당 정보가 이후 황씨에게까지 전달됐다고 보고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로 조씨를 기소했다.
1심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간접증거만으로는 조씨가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누설된 것으로 지목된 내용을 보더라도 조씨가 실제로 해당 정보를 전달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2심 법원은 판단을 뒤집고 조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조씨가 변호사에게 압수수색 정보를 유출했고 해당 정보가 순차적으로 황씨에게 전달됐다고 봤다.
대법원은 2심 법원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며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단하라며 돌려보냈다.
형사 항소심은 사후심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1심의 판단을 뒤집으려면 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됐거나 사실인정 과정의 논리가 경험칙에 어긋나는 등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2심 법원은 추가 증거조사 없이 제1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한 뒤 간접증거를 토대로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었다. 사건에선 조씨가 정보를 유출했다는 직접증거가 없었다. 대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조씨와 문 변호사의 친분관계나 인터넷 사용기록 등 간접증거만으로 조씨가 범행했다고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 법원이 1심 법원의 판단에 의문이 들었다면 증인신문이나 추가적인 증거조사 등을 거쳐 조씨가 실제로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했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