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가정폭력 피해를 신고하고 다른 곳으로 피신해 있던 아내를 찾아가 살해한 3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경기 광주경찰서는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현직 공무원인 A씨는 전날 오전 7시17분께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건물 계단에서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 B씨(30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신고했으며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현장에 있던 5세 딸은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은 B씨 남편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 범행 4시간여 만인 오전 11시39분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한 모텔에서 A씨를 검거했다. 당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었으나 큰 부상은 없었다.
A씨는 이혼 소송에 앙심을 품고 소장에 있던 B씨 주소지를 확인해 출근 시간대를 노려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이혼 소장을 받았는데, 위자료나 양육비 등 전반적으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약 3주에 걸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A씨가 검거되기 전 휴대전화를 버려 인터넷 검색 기록 등 계획 범행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A씨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상담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A씨에 대한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자체적으로 수사해 A씨를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한 뒤 지난 6월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B씨는 A씨와 별거하기로 하고 수원시에서 경기 광주시 다세대주택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지난달부터는 이혼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B씨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법원으로부터 임시 보호명령 결정도 받았다. 임시 보호명령에는 △피해자 주거지로부터 격리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 조치가 포함된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