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원서 딸 성추행 방관"…'거짓 폭로' 인플루언서 부부, 검찰행

전형주 기자
2026.09.07 17:29
지난 1월 SNS(소셜미디어)에 "말레이시아 한 어학원에서 6살 딸이 10살 남아에게 강제추행과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수업료 등으로 1500만원의 고액을 냈지만, 어학원 측이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말레이시아 어학원에서 딸이 폭행·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어학원 중개업체 대표 신상을 공개한 인플루언서 부부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이들이 중개업체 대표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신상정보를 반복적으로 공개했다고 판단했다.

7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송치이유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작곡가 조모씨와 인플루언서인 아내 박모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스토킹처벌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부부는 올해 1월 A씨가 운영하는 유학원 '빅토리아 에듀'를 통해 자녀들을 말레이시아 어학원에 보냈다. 5성급 호텔 스위트룸 숙박비와 학원비 등을 포함한 5주간의 프로그램 비용은 약 1500만원이었다.

부부는 이후 현지 어학원의 반 편성과 자녀들의 안전 문제 등을 제기하며 A씨에게 항의했다. 이어 A씨가 사실 확인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을 협박했다는 글과 영상을 SNS에 올리며 A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경찰은 부부가 올해 2월1일부터 22일까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온라인 카페 등에 A씨와 업체를 비방하는 허위사실이 포함된 글과 영상을 총 19차례 게시했다고 봤다.

게시물에는 자녀 안전 문제와 관련해 A씨가 어학원 내 폐쇄회로(CC)TV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고, 관련 내용을 공론화하면 고소하겠다며 가족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사실 확인을 명분으로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은 이 같은 내용을 허위사실로 판단했다.

신상정보를 반복적으로 공개한 행위에는 스토킹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부부가 A씨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실명과 직업, 사진 등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SNS에 총 9차례 게시했다고 봤다.

박씨가 올린 A씨의 사진에는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지만,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정도였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반복된 신상 공개가 A씨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봤다.

업무방해 혐의도 인정했다. 유학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A씨가 학생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고 학부모를 협박하는 것처럼 믿게 해 업체의 중개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부부는 당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글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SNS를 통해 "이런 업체는 다시는 활동 못 하게 만들어야 됩니다", "대한민국에서 아예 활동 못 하게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부부는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도 고소했다. 다만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증거불충분에 따른 혐의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상황 설명 다했는데 허위 폭로, 이해 안돼"
/사진=박씨 인스타그램.

조씨 부부는 입장문에서 두 사건 모두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아직 다툴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고, 최종적인 판단이 내려진 것도 아니므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의견을 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부부는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사안의 특수성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를 보완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각의 사건이 별개의 절차에서 사실관계가 가려지기를 바란다며 "그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오든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양태영 변호사(법무법인 도아)는 "조씨 부부는 자녀들이 학원에서 성범죄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어학원 측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양 변호사는 "중개업자인 A씨는 어학원 측에 CCTV 보존 조치를 요청하는 등 역할을 다했다. 조씨 부부에게도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며 "그런데 조씨 부부는 갑자기 A씨가 피해를 방관하고 오히려 자신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라고 했다.

A씨 측은 조씨 부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양 변호사는 "아직 정확한 피해 액수를 정리하지 못했지만, 최소 억 단위는 된다"며 "여기에 A씨 신상 공개에 대한 위자료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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