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뛴 축구선수 '세금 공제 분쟁'…대법 "국가별 공제한도 따로"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10.18 09:00

"중국서 낸 세금, 일본 소득서 공제 못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중국 프로축구팀에서 뛸 때 낸 세금 중 공제받지 못한 금액을 일본에서 활동하던 기간의 국내 소득세에서 공제해 달라고 요구한 축구선수가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세금을 낸 국가별로 한도를 따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오석준 대법관)는 축구선수 A씨가 울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과세당국 측의 손을 들어줬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과 일본 프로팀을 오가며 활동했다. 해외에서 번 소득에 대해 현지 세금을 낸 A씨는 한국에서도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앞서 A씨가 중국에 낸 세금 중 한국에서 공제받을 수 있는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약 6억원이었다. A씨는 이 금액을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기 국내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서 일본에 낸 세금과 합쳐 공제받으려 했다.

외국납부세액공제는 해외에서 소득을 얻어 현지에 세금을 낸 사람이 같은 소득에 대해 국내에서도 세금을 내는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다만 해외에서 낸 세금을 국내 세금에서 무제한으로 빼주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한도 내에서 공제하고 한도를 초과해 공제받지 못한 금액은 이후 과세기간으로 넘겨 공제받을 수 있다.

과세당국은 A씨가 공제한도를 잘못 계산했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 낸 세금 중 공제받지 못한 금액을 일본에서 번 소득에 대한 공제한도에 합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세당국은 2023년 A씨에게 2019년 귀속 종합소득세 약 5억8000만원, 2020년 약 1억8000만원, 2021년 약 6000만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씨는 자신이 국내 거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종합소득세 부과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세금을 낸 국가별로 공제한도를 따지도록 한 법령은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소득을 얻은 시기와 일본에서 소득을 얻은 시기가 다른 만큼 중국에서 공제받지 못한 세금에 국가별 한도 방식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1·2심은 모두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국내에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해외에서 얻은 소득 대부분을 국내로 송금·소비한 점, 국내에서 사업과 임대업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국내 거주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외국에서 낸 세금의 공제한도를 국가별로 구분하도록 한 규정은 과도한 세액공제를 막기 위한 것으로 적법하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A씨가 일본에도 주거를 두고 있었지만 인적·경제적으로 더 밀접하게 관련된 곳은 한국으로 한·일 조세조약상 국내 거주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외국에서 낸 세금 중 공제한도를 초과한 금액을 다음 과세기간으로 넘겨 공제할 때도 국가별 한도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여러 국가에서 소득을 얻은 경우뿐 아니라 A씨처럼 중국에서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과세기간마다 소득이 발생한 국가가 달라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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