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개 합성은 무죄, 두꺼비는 유죄?"…법원 판단 갈린 이유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10.28 16:16

[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사진=챗GPT

다른 사람의 얼굴에 개 그림을 합성해 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하면 모욕죄로 처벌받을까. 반대로 상대방을 두꺼비에 빗대 조롱하며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했다면 어떨까.

법원은 두 사건에서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렸다.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라는 점은 같지만 모욕죄 성립 여부는 표현의 형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법원은 표현이 사용된 경위와 전체 맥락,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내용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한다.

모욕죄는 형법 제311조에 따라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 성립한다. 모욕죄를 저지른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모욕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인지도 판단 요건 중 하나다.

대법원은 2023년 다른 유튜버의 얼굴에 개 그림을 합성해 영상을 올린 사건에서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피해자의 방송 영상을 게시하면서 얼굴에 개 그림을 합성해 사용했다. 이후 모욕죄가 인정되는지가 문제였지만 법원은 영상 전체의 내용을 살펴볼 때 피해자의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동물 그림을 사용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다소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 모욕죄는 아니라고 봤다.

단순한 언어의 형태 외에도 그림이나 영상 등 시각적 수단으로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낄 수 있더라도 해당 영상이 객관적으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모욕적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대법원은 모욕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상대방의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한 사건에서는 모욕죄가 인정됐다. 두 사람은 보험 관련 개인 방송을 하며 서로 비방하던 사이였다. 피고인 B씨는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두꺼비에 빗대 조롱했고 피해자의 방송 화면을 캡처해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했다. 대법원은 2024년 꺼비 사진을 합성한 것이 단순히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된 것이 아니고 상대방을 지속적으로 비방하고 조롱하는 맥락에서 사용됐다는 점 등을 고려해 모욕죄를 인정했다.

두 사건은 같은 동물 그림을 활용했더라도 사용된 맥락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림이나 사진을 이용한 조롱도 모욕죄의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동물 그림을 합성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표현의 내용과 사용된 경위,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표현에 해당해 모욕죄가 인정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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