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만 AI(인공지능) 안경으로 오해받기 싫어서 안경테를 바꾸러 온 수험생 손님이 5팀이나 있었어요."
지난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안경원에서 만난 직원 이영규씨(39)는 최근 수험생들의 안경테 교체 문의가 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험생들은 새 안경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교체를 꺼리는 편"이라며 "그런데 최근에 도수는 그대로 두고 테만 바꾸러 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안경테 교체 수요는 최근 서울시립대와 연세대 논술고사장에서 AI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이 잇따라 적발된 데서 비롯됐다. AI 안경은 안경테에 카메라와 마이크 등 전자기기를 장착해 AI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사진·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기다. 일부 제품은 렌즈에 정보를 표시하는 기능도 갖췄다. 외관상 일반 뿔테 안경과 구별하기 어려워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부정 행위자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학교와 학원에서도 안경테 교체를 권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재수생 이주영씨(20)는 "원래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있는데 최근 논술시험에서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돼 학원에서도 난리"라며 "선생님들이 수업 중에 '뿔테 안경을 조심하라', '바꿀 수 있으면 바꾸라'고 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안경원들은 때아닌 교체 수요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대치동의 또 다른 안경원 관계자는 최근 메탈테나 무테를 찾는 손님이 늘었고, 뿔테를 선호하는 학생들도 투명하거나 밝은 색상의 테를 고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재수생은 수능을 앞두고 메탈테로 바꿨고, 고1 학생은 학교 시험에서도 AI 안경인지 검사를 한다고 해서 바꿨다"며 "이런 이유로 안경테를 바꾸려는 수요가 생겨난다는 게 정말 놀랍다"고 했다.
일부 안경원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겨냥한 제품 제작까지 검토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안경원과 안경 브랜드를 공동 운영하는 관계자는 "수능을 치르는 10대와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20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삼아 무테나 투명테 제품을 집중 제작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지금 6,574명 읽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