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 업무"…'계엄 사전 준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오석진 기자, 이혜수 기자
2026.11.02 15:14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인 체포 등을 원활히 할 목적으로 비상계엄 관련 계획을 수정하는 등 비상계엄을 사전에 준비한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여 전 사령관 측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운영 관련 시행계획 수정은 매년 해오던 정기적 업무라고 주장했다.

여 전 사령관 측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3부(부장판사 류창성·장성훈·오창섭)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첫 공판에서 "방첩사가 매년 하던 정기 업무였으며 여 전 사령관 부임 전부터 진행중이던 업무였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2023년 11월~2024년 5월 향후 비상계엄 선포시 다수의 정치인을 효율적으로 체포할 수 있도록 계엄 합동수사본부 시행계획을 바꾼 혐의를 받는다. 방첩부대원들을 지휘·기획하는 권한을 남용해 시행계획 수정이라는 의무없는 일을 시켰다는 혐의다.

이날 여 전 사령관 측은 "해당 업무는 매년 해오던 정기적 업무였으며 여 전 사령관이 부임하기 전부터 진행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불법적인 목적이 없었고 지시를 강행시켰다는 증명이 없다"고도 했다.

반면 특검팀은 여 전 사령관이 기존 합수본 체제로는 광범위한 체포 활동이 어렵다고 보고 방첩사 중심으로 인력을 모아 지휘하기 쉽도록 시행계획을 고치게 했다고 맞섰다. 경찰과 군사경찰 등 관계기관 인력을 실제 파견받아 한곳에 모아 팀별로 활동시켜 정치인 체포 관련 지시를 수월하게 만들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여 전 사령관 지휘 하에 있던 실무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무 없는 일을 했는지, 시행계획 수정으로 인한 조직 개편으로 비상계엄 합동수사본부의 수사지휘 권한이 실제 달라지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특검팀에 요청했다.

한편 여 전 사령관 측은 공소 기각도 주장했다. 공소사실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것이라면 같은 사안에 대해 이중기소가 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12·3 계엄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라면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수사 범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여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국가세력 합동체포조'를 편성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0여명을 체포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황이다. 또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한 '평양 무인기 작전'에 가담한 혐의로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다음달 4일 항소심 선고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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