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안방에서 본머스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마이클 캐릭(45) 감독의 경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리그 개막 후 최악의 부진을 거듭하며 순위는 16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영국 '더선'은 26일(한국시간) "맨유 수뇌부가 본머스전 0-3 완패 직후 캐릭 감독과 대화를 나눴으나, 아직 경질 여부를 직접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오마르 베라다 최고경영자(CEO)와 제이슨 윌콕스 디렉터는 경기 후 라커룸을 방문해 캐릭 감독과 면담했다.
맨유는 25일 2026~202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본머스와의 홈 경기에서 수비 조직력 붕괴를 노출하며 0-3으로 패했다. 전반 38분 하양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5분 만에 수비 실수로 마커스 태버니어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후반 26분에는 골키퍼의 섣부른 판단으로 에바니우송에게 쐐기골까지 내줬다.
코모 원정 1-4 대패에 이어 2경기 연속 3실점 이상을 허용한 맨유는 공식전 8경기 연속 무승 늪에 빠졌다. 개막 7경기에서 단 1승(4무 3패)에 그치며 1986~1987시즌 이후 최악의 출발을 기록, 승점 7점으로 16위까지 추락했다.
참담한 경기력에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홈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본머스 원정 팬들은 '아침이면 경질될 것'이라며 캐릭 감독을 조롱했다. 반면 맨유 팬들은 구단주 짐 랫클리프 경과 글레이저 가문, 윌콕스 디렉터를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터널을 빠져나가는 캐릭 감독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선수단은 홈팬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캐릭 감독은 최악의 위기 속에서도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선발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0-2로 끌려가던 하프타임에도 페르난데스 대신 마테우스 쿠냐 등 다른 자원을 투입했고, 페르난데스는 후반 13분이 되어서야 몸을 풀었다. 캐릭 감독은 "출전할 수 있는 몸 상태였지만, 오늘 경기 플랜에 맞춰 선발진을 꾸렸을 뿐"이라며 전술적 판단이었음을 강조했다. 앞서 페르난데스는 코모전 직후 감독의 전술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경질설에 대해 캐릭 감독은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특별히 예상하는 바는 없다. 평소처럼 내 할 일을 하겠다"며 "구단을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수뇌부의 라커룸 방문에 대해서도 "늘 있던 일상적인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구단 수뇌부의 지속적인 '침묵'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월 후벵 아모림 전 감독 경질을 주도했던 윌콕스 디렉터는 지난해 10월 이후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으며, 베라다 CEO 역시 지난 3월 이후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캐릭 감독은 "누가 언제 말할지 결정하는 것은 내 몫이 아니다. 나는 내 자리에서 팀을 대표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주 주중 일정이 없는 맨유는 감독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차기 사령탑으로는 안토니오 콘테, 에디 하우, 율리안 나겔스만이 물망에 올랐으며, 파비안 휘르첼러 브라이튼 감독도 거론되지만 막대한 위약금이 걸림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