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눌려 7000선 문턱에서 주저앉았지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환원 발표가 낙폭을 방어했다. 이번 주는 26일 엔비디아 실적과 28일 잭슨홀 미팅이라는 두 개의 큰 변수를 앞두고 있다. 엔비디아의 마진 방어 여부와 잭슨홀에서 드러날 연준의 물가 인식에 따라, 금리 상승세가 꺾이며 국내 증시가 7000선을 다시 넘볼 수 있을지 판가름날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8월18일~21일) 코스피는 전주 말(6977.94) 대비 64.99포인트(0.93%) 떨어진 6912.95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억7552만원과 18억5124만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나 홀로 19억4119만원을 순매수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금리 상승 우려가 코스피 지수 상단을 제약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연 5.33%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요국 재정적자 우려와 AI(인공지능) 설비투자(CAPEX)를 위한 빅테크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MOU(양해각서) 기한 만료 이후에도 지속되는 갈등 등이 맞물리며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금리를 잡기 위해 미국 재무부는 장기 국채를 시장에서 되사들이는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2배 이상 늘리기로 결정, 장기채 금리가 일부 진정세를 보였다. 재무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바이백 규모를 회당 기존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발표했다. 이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다음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당 4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증시 하단은 반도체 대형주들의 대규모 주주환원 발표가 뒷받침했다. 지난 19일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하고 총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이틀 뒤 삼성전자는 FCF의 50% 수준인 약 90조~11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3분기 정규 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주 시장에서는 AI 투자심리 향방과 금리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일정으로는 오는 26일 엔비디아 실적발표와 미국 7월 PCE 물가지수, 오는 2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제 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 연설 등이 예정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서 살펴볼 요소로 실적 상회와 다음 분기 가이던스(실적 전망치) 상향, 높은 매출총이익 등을 꼽는다. 특히 현재 주력 AI 칩인 '블랙웰'에서 차세대 칩인 '루빈'으로 넘어가는 초기 구간에서 총이익률 지표를 통해 성장의 질을 가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신제품 초기에는 수율 안정화 이전의 원가 부담으로 마진이 희석된다"며 "매출이 늘어도 마진이 훼손되면 AI 투자의 수익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 PCE에서 물가 둔화를 확인하고 잭슨홀 미팅 후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까지 완화된다면 국채 금리가 안정되고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부장은 "현재 7월 PCE와 코어 PCE 전망치는 전년 대비 각각 3.6%, 3.3% 증가해 6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며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연준의 물가 경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잭슨홀에서는 케빈 워시 의장의 물가 관련 해석과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각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