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홈플러스 살리기, '카트 정치'로는 안 된다

[우보세]홈플러스 살리기, '카트 정치'로는 안 된다

유엄식 기자
2026.08.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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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장보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공동취재) 2026.08.13. photo@newsis.com /사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장보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공동취재) 2026.08.13. [email protected] /사진=

홈플러스가 임시휴업 한 달 만인 지난 13일 전국 67개 점포를 다시 열었다. 이날 주요 점포에 여당 원내대표,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찾아 매장에서 쇼핑 카트를 끌고 물건을 샀다. 홈플러스 회생 지원을 위한 '장보기 캠페인'이었다. 일부 점포에선 고객들이 오픈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회생이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관련 업계와 시장의 시선은 차갑다. 지난달 진통 끝에 2000억원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승인되면서 청산(파산)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시적인 매출 증대로 해결할 수 있는 단기 유동성 문제가 아니어서다.

홈플러스 회생 성공 시나리오는 '산 넘어 산'이다. 실제로 회사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봐도 동시에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살길이 열린다. 앞으로 1년 6개월 이내에 19개 점포를 팔아 1조4000억원대 자금을 마련해 빚을 갚아 담보권을 풀고 6000억원대 신규 자금을 추가 조달해야 한다. 동시에 전성기 절반 수준인 점포 수와 매출 규모로 4년 내에 2000억원대 흑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홈플러스가 이번 재개장 반짝 효과로 예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도 작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강자인 쿠팡과 네이버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투자를 늘리며 고객 확보 총력전에 나선 상황이다. 홈플러스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다.

노사 갈등 문제도 얽혀 있다. 사측은 회생안에 점포와 본사 인력 축소, 비용 절감 등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담았지만, 노조는 고용 승계와 밀린 급여 정상화를 요구한다.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해 도산 위기에 몰린 중소 협력사들은 상거래채권 우선 상환을 촉구한다. 이해 관계자 누구도 양보하지 않고 갈등과 대립을 반복하면 긴급 수혈한 2000억원은 회생의 마중물이 아니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이번 사태 수습 의지가 있다면 장바구니 카트 사진을 찍는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닌 적극적인 규제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이커머스는 24시간 365일 배송이 가능한데, 대형마트는 수년째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 규제로 묶여 있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단기 유동성 지원과 할인 행사 캠페인으로 회사를 살린다는 건 모순이다. 비현실적인 낙관론보다 이해관계자들의 현실적인 고통 분담방안과 규제 개선책이 중요한 시점이다.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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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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