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하단 방어선을 확보한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6800선을 회복했다. 이날 밤 미국 7월 PCE 물가지수를 시작으로 다음 날 엔비디아 실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기준금리 발표까지 주요 이벤트가 예정된 가운데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5.47포인트(0.97%) 오른 6808.2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26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엔비디아 실적과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보합권 안팎을 드나드는 등 관망세가 짙게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기준 기관이 76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이 1조5981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1조원을 상회하는 매수세가 이어졌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조2468억원, 10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부장은 "유가 하락과 부진한 경제 지표에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미국 정부의 금리안정 의지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회복했다"며 "이는 고밸류(고평가) 성장주와 반도체주에 우호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증시에서는 수급 모멘텀까지 가세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기타법인 매수세가 지수 하단 지지와 분위기 반전을 주도했고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 축소, 매수 전환이 코스피 지수 상승 폭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업종 중 보험과 건설이 5%대 급등했다. 보험은 삼성전자와 지분 관계가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가 오르며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에 수천억 원 배당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건설은 미국 원자력 발전소 신규 수주 기대감에 관련 종목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기계·장비는 4%대, 유통은 3%대 올랐다. 제약, 부동산, 전기·전자, 금융은 1% 이상 올랐다. 증권, 제조, 통신은 강보합을 나타냈다. IT(정보통신) 서비스, 화학은 약보합에 거래를 마쳤다. 금속, 운송장비·부품은 1% 이상 떨어졌다. 운송·창고는 2%대 하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각각 8%대, 5%대 강세 마감했다. 원자력 관련 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6%대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1% 이상 올랐다.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은 강보합이었다. 반면 SK스퀘어는 약보합에 머물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대, 삼성전기는 2%대 하락했다. 현대차는 이날 7891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시하고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3%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28포인트(0.03%) 내린 826.87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11억원, 1052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1929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업종 대다수가 보합권에 머물렀다. 통신, 기계·장비, 화학, 전기·전자, 운송·창고, 제조, IT 서비스, 유통이 약보합을 나타냈다. 의료·정밀기기, 제약, 금융, 일반서비스가 강보합이었다. 섬유·의류는 1% 이상 올랐다. 건설, 오락·문화, 금속이 나란히 2% 이상 상승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 HLB가 4% 이상 떨어졌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원익IPS는 각각 3%대, 2%대 하락했다. 알테오젠은 1% 이상, 에코프로는 2% 이상 올랐다. 파마리서치는 6%대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3원 내린 1384.8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날 밤 미 7월 PCE 물가지수와 내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장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결과에 주목한다.
이 부장은 "PCE 물가는 코어 기준 전년 대비 3.3%(6월 3.3%)로 정체, 헤드라인 PCE는 3.6% 수준(6월 3.7%)을 예상한다"며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엔비디아의 실적발표에서 살펴볼 요소로 3분기 가이던스와 높은 매출총이익률,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의 컨퍼런스콜 발언 등을 꼽았다. 현재 주력 AI 칩인 '블랙웰'에서 차세대 칩인 '베라 루빈'으로 넘어가는 초기 구간에서 매출총이익률 지표를 통해 성장의 질을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신제품 초기에는 수율 안정화 이전의 원가 부담으로 마진이 희석된다"며 "매출이 늘어도 마진이 훼손되면 AI 투자의 수익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첨단 패키징 공급 제약에 대한 언급 여부도 관전 포인트"라며 "공급이 병목으로 지목될수록 국내 메모리 업체의 가격 협상력에 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금통위 기준금리의 경우 채권시장 종사자 5명 중 4명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일 금투협이 발표한 '2026년 9월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 중 79명이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