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신용등급 BBB급 이하 기업 10곳 가운데 절반인 5곳이 한 차례 이상 미매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이 올해 진행한 14차례 수요예측의 당초 모집액은 총 4950억원으로 이를 채우지 못한 물량은 1030억원(20.8%)에 달했다.
26일 IB(투자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BBB급 회사채 발행에 나선 10개 기업 가운데 5곳이 미매각을 경험했고, 전체 14차례 수요예측 중에서는 6차례 미매각이 발생했다.
미매각을 경험한 곳은 SLL중앙과 중앙일보, 동화기업(7,400원 ▲190 +2.64%), 한진(15,140원 ▲40 +0.26%), 이랜드월드다. SLL중앙은 1월 400억원 모집에서 80억원, 4월 400억원 모집에서는 260억원 규모가 미매각됐다.
중앙일보도 500억원 모집에서 260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동화기업은 지난 5월 400억원 모집에 유효수요를 확보하지 못했다. 7월 한진은 전체 400억원 모집에 440억원 주문이 들어왔지만 1년물 200억원 가운데 190억원만 주문을 받아 10억원이 미매각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 19일에는 이랜드월드가 1년물 200억원 모집에 180억원의 주문을 받아 20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랜드월드는 앞서 올해 두 차례 수요예측에서는 모집액 이상의 주문을 받았지만 세 번째 발행에서는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연초만 해도 BBB급 회사채 전반의 분위기가 이처럼 얼어붙지는 않았다. 대신자산신탁과 한솔테크닉스(6,970원 ▲80 +1.16%), AJ네트웍스(4,490원 ▲50 +1.13%), 케이카캐피탈 등은 모집액을 웃도는 주문을 받았다.
회사채 수요는 발행사의 자금 계획과 조달 비용에 직결된다. 한진은 당초 수요예측 흥행 시 최대 8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해 만기 도래 회사채 700억원을 차환할 수 있도록 계획했지만 최종 발행액을 400억원으로 확정하면서 부족분 300억원을 자체 자금 등으로 조달하게 됐다.
하지만 지난 4월 말 제이알글로벌리츠에서 400억원의 사채 원리금 미지급이 발생하고 회생절차 신청이 이어진 뒤 급격히 악화했다.
이후 중앙그룹 계열사의 디폴트(채무불이행)까지 겹치면서 비우량채 전반의 신용 위험에 대한 경계가 커졌다. 신한 투자증권은 한진에 이어 이랜드월드도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며 신용 문제 발생 이후 위축된 BBB급 이하 투자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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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금리는 올들어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물 무보증 회사채 BBB-급은 이날 금리(수익률)가 연 10.312%로 전년 말 대비 1%포인트 올랐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 개인과 고금리 채권 투자 자금이 유입됐던 흐름이 있었지만 제이알글로벌리츠, 중앙그룹 사태로 인해 BBB급 기업의 공모채 조달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