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가 또다시 유예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과세 유예 요구에 "여러 가지 상황들을 충분히 다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아직 제정되지 않아 '가상자산'의 법적 정의도 불분명한 만큼 다양한 의견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과 관련된 법안은 막바지 협의 중인데 최대한 빨리 (협의)해서 논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과세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어서 지금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관련 정부(입법)안이 아직 안 나왔는데 디지털자산 소득세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며 "디지털자산이 기본적으로 어떤 성격이며 어떻게 정책을 가져갈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만 먼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금융소득 종합과세도 지금 유예가 됐는데 '왜 디지털자산만 소득세를 내년부터 바로 시행하느냐' 이런 불만이 많다"며 "최소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마련할 때까지 디지털자산 소득에 과세를 하는 건 폐지하거나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말씀하신 대로 여러 가지 상황들을 충분히 다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상자산 과세 시행과 관련해 연내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유튜브 생방송 '민티07'에 출연해 "최근 정부에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며 "그대로 과세를 할지 제도를 보완할지 등에 대해 집중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초과분에 20%의 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 22%)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0년 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돼 2022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과세체계와 투자자 보호 장치 미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연기됐다.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당론으로 정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도 과세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