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 괴롭힌 '뱃속 시한폭탄'…혈관 부푸는 '이 병' 증상은?

홍효진 기자
2026.08.29 13:04

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269) 복부대동맥류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김장용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복부대동맥류는 복부에 있는 대동맥이 풍선처럼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가장 큰 혈관으로, 복부대동맥은 배·골반·다리로 혈액을 공급한다. 이 혈관의 직경이 정상보다 50% 이상 커지면 복부대동맥류로 진단한다. 최근 신작을 발표한 조정래 작가가 지난해 복부대동맥류 수술을 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질환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복부대동맥류는 상당 기간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뱃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동맥류가 커지면서 혈관 벽이 약해지면 결국 찢어지거나 파열될 수 있고, 이때 대량 출혈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쇼크에 빠질 수 있다. 특히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된 상태로 발견되면 사망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파열 전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복부대동맥류는 나이가 들면서 발생 위험이 커진다. 특히 고혈압이 있거나 흡연력이 있는 경우, 60세 이상 남성,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누운 자세에서 배에 손을 대었을 때 심장박동처럼 두근거리는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복부대동맥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만 대동맥류가 있다고 해서 모두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은 아니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위험요인이 있다면 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복부대동맥류는 크기가 커질수록 파열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대동맥류의 크기가 일정 수준 이상 커지거나 빠르게 커지는 경우 파열 위험을 고려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은 크게 개복수술과 혈관 내 치료로 나뉜다. 개복수술은 전신마취 후 복부를 절개하고 대동맥류 위아래의 혈류를 차단한 뒤, 늘어나거나 약해진 대동맥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인조혈관이 기존 대동맥을 대신해 혈액을 공급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혈관 내 치료인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은 복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 부위의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뒤, 혈관 내부에서 스텐트 그라프트를 대동맥류 부위에 위치시키는 치료법이다. 스텐트 그라프트는 금속 구조물인 스텐트에 특수 재질을 덧씌운 것으로, 대동맥의 혈류가 대동맥류 벽이 아니라 스텐트 그라프트 내부로 흐르도록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준다. 이를 통해 대동맥류 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파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혈관 내 치료는 복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개복수술 대비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고령이거나 여러 기저질환으로 개복수술의 부담이 큰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환자가 혈관 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동맥류의 위치와 크기, 혈관의 형태 등을 정밀하게 평가해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복부대동맥류는 파열된 뒤 응급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파열되기 전에 발견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따라서 고령 남성이나 흡연자, 고혈압 환자,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복부대동맥류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필요시 복부 초음파나 CT(컴퓨터 단층촬영) 등 영상 검사로 대동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갑자기 심한 복통이나 허리통증이 발생하고 어지럼증, 식은땀, 의식 저하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복부대동맥류 파열과 같은 응급질환 가능성을 고려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복부대동맥류는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기보다 파열되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기적인 혈관 검사와 위험요인 관리를 통해 대동맥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외부 기고자-김장용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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