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내년 예산 7.4%↑···HPV 9가 전환·mRNA 백신개발 속도

홍효진 기자
2026.09.01 13:47

2026년 예산안 대비 988억원 증액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이 시작된 지난해 10월15일 대구의 한 병원에서 어르신이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내년도 질병관리청 예산을 올해(1조3359억원) 대비 7.4%(988억원) 증액한 1조4347억원으로 편성했다.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지원 백신을 9가로 전환하는 등 감염병 관리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미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플랫폼 개발 관련 예산도 늘렸다.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질병청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예방 백신 접종 대상 연령을 15세 이하까지 확대(기존 14세 이하)한다. HPV 예방 백신의 경우 기존 4가 백신에서 9가 백신으로 전환하고, 남성 청소년 접종 대상 연령을 기존 12세에서 13세까지 넓힌다. 아울러 고령층 폐렴구균 감염·중증화 예방 강화를 위해 어르신 대상 폐렴구균 국가 지원 백신을 기존 다당 백신(PPSV23)에서 단백결합 백신(PCV)으로 전환한다.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의 국가 예방 접종 도입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신·변종 감염병 유행과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감시 체계 수준도 높인다. 급성 호흡기감염증 병원체 감시에 요양병원을 포함해 대상 기관을 100개소에서 130개소로 확대할 방침이다. 세계 최초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된 국산 탄저백신의 품목허가 유지·갱신을 위한 후속 연구도 수행한다. 탄저백신 품목허가 후속 연구 예산은 28억원으로 신규 편성됐다.

내년 상반기 문을 여는 국내 첫 감염병 전문병원인 호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조선대병원) 관련 예산도 올해 172억원에서 내년 184억원으로 확대됐다.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질병청)과 긴급 치료 병상(보건복지부)으로 이원화된 감염병 병상을 국가 감염병 병상으로 통합·정비함에 따라, 지원 대상을 706병상에서 1208병상으로 늘렸다. 노후 병상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도 새로 편성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감염병 위기 시 의료진 등 대응요원용 개인보호구와 추가 확산 억제를 위한 항바이러스제 구입 관련 예산도 신규 반영했다. 해외 유래 매개체 유입 조사를 위해 '(가칭)해외유입매개체 집중감시 센터'도 새롭게 운영한다.

만성질환·희귀질환 관리 예산도 증액했다.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등 관련 예산은 올해 84억원에서 내년도 103억원으로 확대했고, 희귀질환자 지원사업 관리 예산은 55억원에서 83억원으로 증액됐다.

질병청은 고혈압·당뇨병 등록 교육센터를 '만성질환 통합관리센터'로 개편하고 운영 지자체를 기존 19개 시·군·구에서 29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전국 확대가 목표다. 희귀질환과 관련해선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추가 지정(19개→21개)해 진료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의료비 지원 대상 선정 시 부양의무자 가구의 소득·재산 기준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온열·한랭질환 등 이상기후 대비 강화와 관련해선 4억원의 예산이 새로 편성됐다. 질병청은 응급실 감시체계 효율화를 위해 운영비를 지원(약 530개소)하고 온열질환 발생 예측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mRNA 백신 플랫폼 개발 관련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264억원에서 내년 405억원으로 확대됐다. 국산 mRNA 항체치료제 개발 예산도 신규 편성(15억원)했다. 질병청은 AI(인공지능)로 병원체 분석·초고속 항원 설계·임상 진입까지 아우르는 한국형 펜데믹 대비 엔진(K-AI PPX)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신종 감염병 위기 관리체계 고도화, 희귀·만성질환 지원 확대 및 기후변화 위협 대응, mRNA 백신∙치료제 및 AI 기반 R&D(연구·개발) 혁신 등 질병청의 핵심 고유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빈틈없이 지킬 수 있도록 주요 사업 예산을 지속해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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