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주목한 'ADC'…리가켐, R&D 집중 투자로 기술 가치 ↑

박정렬 기자
2026.09.01 16:40
리가켐바이오 ADC 주요 파이프라인/그래픽=윤선정

국민성장펀드가 새로운 투자처로 또다시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선정했다. 국가 경쟁력 강화를 앞세운 정책 금융이 ADC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산업 육성' 메시지가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ADC 개발 기업이자 바이오 분야에서 최초로 국민성장펀드의 직접 투자받은 리가켐바이오는 올 상반기 전통 제약사를 넘어서는 비용을 R&D(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초격차 실현'에 매진하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직접 임상에까지 나서며 기술·기업 가치의 동반 상승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27일 ADC 전용 생산설비 신설을 추진하는 경보제약에 대한 200억원의 자금지원(저리대출)을 승인했다. 바이오 분야 네 번째 투자 사례다. 저리대출로는 비티젠과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세 번째, ADC 분야로는 리가켐바이오에 이어 두 번째다.

정책금융인 국민성장펀드가 ADC에 한 번 더 투자를 결정한 것은 국가 경쟁력 확보와 산업 정책에 ADC의 입지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평가된다. 인투셀, 에임드바이오 등 주요 ADC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특히 국민성장펀드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직접 투자를 유치한 리가켐바이오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라가켐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콘쥬올' 등 ADC 플랫폼을 마중물 삼아 플랫폼 수출에서 직접 임상 수행에 나서며 기업 체급을 한층 높이고 있다.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리가켐바이오의 주요 ADC 자산은 전임상을 포함해 9개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임상 진입 자산이 5개에서 8개로 증가했다. 이를 위해 리가켐바이오가 올 상반기 R&D에 투자한 비용은 137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73억원)보다 77.4%나 뛰었다. 이는 한미약품·유한양행·대웅제약·종근당 등 국내 주요 제약사를 넘어서는 규모다.

리가켐바이오의 ADC 타깃은 HER2, CD19, ROR1, TROP2, B7-H4, L1CAM, CLDN18.2 등 다양하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HER2 ADC 'LCB14'는 중국에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 1상은 익수다테라퓨틱스가 맡고 있는데, 블록버스터 유방암 ADC인 '엔허투' 치료에도 병이 진행된 환자에도 반응을 보이며 '내성 극복'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ROR1 ADC 'LCB71'는 중국 시스톤에 기술이전된 후 미국, 호주, 중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1차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 31명 모두가 40~90㎍/㎏까지 전체 용량군에서 완전 관해(CR) 기록했고 현재 시스톤 주도로 투여 용량과 기간을 최적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도 CD19 ADC 'LCB73'은 익수다를 통해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1상에 진입했다. TROP2 ADC 'LCB84'는 2023년 얀센에 기술 이전된 후 현재 임상 1상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 오노약품공업에 기술을 이전한 L1CAM ADC 'LCB97'까지 ADC와 합성신약부분을 포함해 리가켐바이오가 공개한 마일스톤 규모만 약 9조 4000억원에 달한다.

리가켐바이오는 플랫폼에 이어 직접 임상을 통한 기술 고도화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위암과 췌장암을 주요 적응증으로 한 CLDN18.2 ADC 'LCB02A'는 글로벌 임상1·2상에 진입해 3분기 첫 환자 투약을 예고하고 있다. B7-H4 ADC 'LNCB74'도 지난달 파트너사와 협의 후 단독 개발 권리를 확보, 임상 1상을 차질 없이 이어갈 방침이다. 파트너사의 선택에 좌우되지 않으면서 핵심 기술 자산의 가치를 더 크게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리가켐바이오는 단백질분해제-항체접합체(DAC), 항체-올리고접합체(AOC), 나노입자 등 새로운 모달리티 개발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도 강화하고 있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회장은 지난 7월 열린 '글로벌 R&D 데이 2026'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반드시 초격차를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이라며 "새로운 플랫폼은 비단 ADC 내에서의 초격차 정도가 아니라 아예 판을 바꿔버리는 정도의 획기적인 혁신(이 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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