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3마리가 공격, 머리뼈 드러나…키르기스스탄 아이, 한국서 재건 성공

정심교 기자
2026.10.21 09:07

현지 병원 "처음 보는 사례, 치료법 없다"→ 한국행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조직확장술 시행

대형견 3마리에 공격당해 두개골이 드러날 정도로 두피가 손상된 키르기스스탄 아이 우마르(남·6). 의료기술 전수를 위해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기적적으로 만나 한국에서 재건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지난 4월 사고 직후 키르기스스탄 국립소아병원에 입원한 우마르의 모습(왼쪽)과 지난 7월 한국에 도착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첫 진료를 보고있는 우마르의 모습(오른쪽). /사진=서울아산병원

대형견 3마리에게 공격당해 머리뼈(두개골)가 전부 드러날 정도로 두피가 손상된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 아이가 한국을 찾아 치료받고 새로운 삶을 얻었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팀은 대형견에 공격받아 두피의 80%가량이 손상된 키르기스스탄 환아 우마르 군(6세)을 한국으로 초청해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21일 밝혔다.

치료받기 위해 태어나 처음 비행기를 탄 우마르 군은 '조종사'라는 꿈을 가진 채 건강한 모습으로 지난 15일 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 4월 의료기술 전수를 위해 키르기스스탄을 찾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기적적으로 만난 지 6개월 만이다.

키르기스스탄의 수도인 비슈케크 지역에 살고 있던 우마르는 지난 4월1일 친구와 이웃집에서 놀다가 울타리를 넘어 집으로 돌아오던 중 중심을 잃고 옆집 마당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옆집 마당의 대형견들이 우마르를 향해 달려들었다.

대형견들의 공격을 받은 우마르는 두개골이 드러날 정도로 심한 두피 손상을 입었다. 두피의 80%에 해당하는 가로 25㎝, 세로 25㎝ 범위가 손상당했으며, 두개골은 골절됐다.

(왼쪽 네 번째부터) 우마르의 엄마, 우마르,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를 비롯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수술을 잘 마친 우마르의 퇴원을 기념하며 지난 14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근처를 순찰 중인 경찰관에 의해 발견된 우마르는 급히 근처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의료진은 "이런 사례는 처음 본다.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우마르는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우마르의 부모는 우마르를 치료하기 위해 튀르키예를 방문하는 방법까지 찾아봤지만, 항공 이동 비용과 수술 비용을 합하면 약 10만 달러(한화 1억3000만원)가 필요했다. 고정 수입 없이 월 30만원 상당의 연금(키르기스스탄 평균 월급의 절반 이하 수준)에 의존해 다섯 형제가 함께 살아가던 우마르 가족에겐 터무니없이 큰 금액이었다.

그러던 중 4월27일 의료기술 전수를 위해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현지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4월25일부터 5일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 위치한 국립병원에서 진행된 의료기술 전수에는 서현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를 비롯해 총 4명이 참여했으며, 환자 수술 시연 및 현지 유방재건 시스템 구축 등 창상관리와 미세수술법을 성공적으로 전수했다.

우마르가 입원해있던 키르기스스탄 국립소아병원을 찾은 서현석 교수는 "우마르의 결손 부위가 매우 광범위하고 두개골이 노출돼 합병증이 염려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현지에서는 치료가 고난도 수술인 만큼 한국으로 이송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7월9일 한국에 도착한 우마르는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수술에 필요한 모든 정밀검사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는 우마르의 허벅지와 복부 등 신체 다른 부위 피부 조직을 두피로 이식하고 미세한 혈관을 연결하는 유리피판술을 고려했다. 그러나 우마르는 아직 어리고 작아 광범위한 결손 부위를 재건할 만큼 허벅지와 복부 조직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다. 또한 다른 부위의 조직으로 결손 부위를 덮더라도 해당 부위에는 모발이 자라지 않아 평생을 머리카락이 없이 살아가야 하는 실정이었다.

최 교수는 아직 어린 나이인 우마르의 치료 이후의 삶까지 고려해 피부이식술과 남아 있는 두피를 단계적으로 늘려 결손 부위를 덮는 조직확장술을 선택했다. 조직확장술은 피부 아래에 실리콘 재질의 조직확장기를 삽입한 뒤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피부와 두피를 서서히 늘리는 방법이다. 하지만 우마르는 남아있는 두피 조직이 20%가 채 되지 않아 조직확장기를 넣을 공간조차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기적적으로 만나 한국에서 재건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사진 왼쪽부터) 우마르의 엄마, 우마르,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왼쪽부터)가 우마르의 퇴원을 기념하며 14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팀은 허벅지 피부를 이식하는 피부이식술을 먼저 시행해 공간을 확보한 뒤, 우마르의 남아있는 두피에 조직확장기 3개를 각각 삽입하는 수술을 7월21일 시행했다.

이후 우마르의 두피에 삽입된 조직확장기가 손상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며 두피를 단계적으로 확장해 왔다. 그 과정에서 상처가 벌어지거나 발열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피부과·소아감염과·영상의학과 의료진이 협진하여 신속하게 관리하고 집중 치료를 제공했다.

그렇게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정교하게 조직확장을 시행한 끝에 9월29일 우마르의 두피에 삽입한 조직확장기를 제거하고 확장된 두피를 활용해 노출된 두개골을 덮는 두피 재건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우마르의 치료 관련 모든 비용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전액 지원했으며, 서울시 동부외국인주민센터에서 통역을 지원했다.

최 교수는 "우마르의 경우 두피 결손이 워낙 광범위해 재건 방법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단순히 결손 부위를 덮는 것뿐 아니라 아이가 앞으로 성장하면서 살아갈 삶까지 고려해 가능한 한 남아 있는 두피를 활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힘든 치료 과정에서도 밝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준 우마르가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건강하게 성장하고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이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마르의 어머니 나르키자(41세)는 "사고 당시 우마르의 상처를 보고 아이가 잘못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에 절망스러웠는데, 정말 기적적으로 서울아산병원 선생님들을 만나게 됐다. 최선을 다해주신 최종우 교수님을 비롯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덕분에 행복하고 감사한 추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우마르는 "이제 학교로 돌아가면 공부도 하고 책도 열심히 읽을 거예요. 저를 치료해주신 의사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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