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먹는 비만약 흡수 기술 개발…"리벨서스 대비 최대 3.14배"

정기종 기자
2026.10.23 10:02

독자 경구 약물전달 플랫폼 적용…美 AAPS서 임상·전임상 결과 발표
흡수촉진제 SNAC 미사용 제형 개발…내년 국내 임상 1상 신청 목표

대원제약이 자체 개발한 경구 약물전달 기술을 적용해 당뇨·비만 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기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치료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리벨서스'와 비교한 인체 연구에서 약물 노출량이 최대 3.14배 증가했으며, 리벨서스에 사용되는 흡수촉진제 'SNAC' 없이 이 같은 결과를 확보했다.

대원제약은 오는 25~28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미국제약과학자협회 연례학술대회(AAPS PharmSci 360)에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후보물질 'DW5324'의 전임상 및 인체 약동학 연구 결과 2건을 발표한다고 23일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 등에 사용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성분이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소화기관에서 분해되기 쉽고 위장관을 통한 흡수가 어려워 경구 제형 개발에 기술적 제약이 있다.

대원제약의 경구 약물전달 플랫폼은 고분자와 지질 복합체를 활용해 펩타이드 약물을 소화기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방출 시점을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동시에 위장관 점막 투과 효율을 높여 약물이 체내로 흡수되는 비율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에서 대원제약은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품인 리벨서스 14㎎과 독자 플랫폼을 적용한 제형을 직접 비교했다. 리벨서스는 GLP-1 계열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로, 주사제 중심이던 해당 계열 의약품의 경구 제형 상용화를 이끈 제품이다. 각각 18명과 19명이 참여한 두 건의 인체 약동학 교차 연구에서 대원제약 제형의 혈중 약물 노출량을 나타내는 곡선하면적(AUC)은 리벨서스 대비 1.90~3.14배 높았다. 최고혈중농도(Cmax)도 최대 2.90배 증가했다.

전임상 연구에서도 약물 흡수 개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인공 생체막 투과도 평가(PAMPA)에서는 대조군 대비 투과성이 최대 6.00배 높았으며, 비글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는 단회 투여 후 약물 노출량이 최대 6.41배 증가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리벨서스에 사용되는 흡수촉진제 SNAC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SNAC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위장관에서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 물질로, 노보 노디스크의 관련 특허로 보호받고 있다. 대원제약은 고분자·지질 기반의 별도 전달체계를 활용해 기존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이번 인체 연구는 약물이 체내에 얼마나 흡수되는지를 확인한 약동학 연구다. 약물 노출량이 높아졌다는 결과만으로 혈당 조절이나 체중 감량 효과가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향후 실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임상 개발이 필요하다.

대원제약은 이번 학회 발표 이후 제형을 추가로 최적화하고 내년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축적한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구 약물전달 플랫폼의 기술이전 논의도 추진한다.

김주일 대원제약 R&D부문장(부사장)은 "이번 AAPS 발표는 대원제약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제제공학적 노하우를 집약한 경구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이 펩타이드 경구화의 특허 장벽과 흡수율 한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을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도록 제제를 추가 최적화해 제품 개발과 글로벌 기술수출을 가시화하고,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으로 플랫폼 적용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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