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다 숨진 '이름 없는' 이민자들…무덤엔 식별번호만

송정현 기자
2026.08.22 20:36

모로코인권협회는 "추가 매장 중단 강력 촉구"
스페인 "모로코 정부가 시신 인계 거부"

[세우타=AP/뉴시스] 21일(현지 시간) 세우타 이슬람 공동묘지에서 장례 관계자들이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넘어오려다 숨진 이주민들 시신을 매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모로코에서 육로와 해상을 통해 세우타로 넘어오려던 이주민 약 7만 명 중 최소 96명이 숨졌다. 2026.08.22. /사진=민경찬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스페인령 세우타 사이 국경을 넘으려다 숨진 신원 미상의 이민자 18명에 대한 장례 절차가 시작됐다.

2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 세우타의 이슬람 공동묘지에서 남성 이민자 18명의 장례가 치러졌다. 이들은 모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추후 유족이 나타날 경우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무덤에는 식별번호만 표시됐다.

묘지 임시 책임자인 사이드 모하메드는 외신에 "매일 10∼12구씩 70여구를 매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대규모 이민자가 몰려드는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들이다. 당시 8만명 안팎의 이민자가 국경을 넘으려다 세우타에서 82명, 모로코에서 14명 등 모두 96명이 숨졌다. 상당수는 국경검문소 인근 방파제를 넘으려다 익사하거나 압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로코인권협회는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유해를 송환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추가 매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세우타 자치정부는 모로코로 시신을 옮기는 데 필요한 절차를 마쳤지만 모로코 정부가 인계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세우타에는 여전히 수천명의 이민자가 비닐 등을 이용해 판잣집을 세워놓고 생활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임시 보호소를 마련하고 이민자들이 주로 머무는 트람폴린 해변을 정리하고 있다. 다만 상당수 이민자는 정부 시설로 옮겨질 경우 모로코로 추방될 것을 우려해 판잣집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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