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간 수장 인선이 표류해 온 국가철도공단 신임 이사장에 정진혁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낙점되면서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한국도로공사까지 철도·도로 핵심 기관 수장을 모두 교수 출신이 맡게 됐다.
21일 세종관가 등에 따르면 정진혁 교수는 9월1일자로 국가철도공단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다. 지난해 8월 이성해 전 이사장의 사의 표명 이후 1년 만에 후임 인선이 이뤄졌다.
철도공단은 그동안 수장 인선을 놓고 진통을 겪어왔다. 이 전 이사장이 올해 3월 공식 퇴임한 이후에도 후임 이사장 공모 절차는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고 수장 공백 기간도 길어졌다. 이 과정에서 GTX(광역급행철도)와 국가철도망 확충 등 굵직한 정책사업 추진에도 적잖은 차질이 빚어졌다.
재공모를 통해 철도공단 이사장에 낙점된 정 교수는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로 교통계획 분야를 연구해 온 전문가다. 제21대 대한교통학회장을 비롯해 국토부 선로배분위원회와 모빌리티혁신포럼 등에서 정부 교통정책 자문에도 참여해 왔다.
정 교수의 합류로 국토부 산하 주요 교통 기관의 수장 자리는 '교수 체제'로 재편됐다. 앞서 철도 운영을 맡는 코레일 사장에는 김태승 인하대 교수가, 고속도로 건설·운영을 책임지는 도로공사 사장에는 유정훈 아주대 교수가 각각 인선됐다. 이 중 정 교수와 유 사장은 대한교통학회 회장직을 연이어 맡아 매우 가까운 사이다. 국내 철도와 도로 인프라를 대표하는 두 기관의 수장을 역대 대한교통학회 회장들이 나란히 맡게 된 셈이다.
국토부 산하기관장 자리는 그동안 국토부 고위 관료나 기관 내부 출신, 정치권 인사가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교통·물류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와 정책 자문을 해온 학계 전문가를 주요 기관 전면에 배치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교수 출신 수장이 대거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에도 주요 공공기관장 7명 4명이 교수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당시에도 교수 전성 시대라는 말이 나왔다.
다만 교수 출신 기관장들이 해결해야 할 현안은 만만치 않다. 세 기관 모두 철도·도로 안전과 조직 관리, 대규모 국책사업 집행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학계에서 쌓은 전문성을 실제 현장과 경영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종관가 안팎에서는 향후 개각과정에서 후임 국토부 장관 자리도 교수 출신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이 아닌 주택·도시·교통 분야의 교수 출신 전문가가 '깜짝 카드'로 발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