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한 탄광 마을에서 다수의 북한 노동자들 유입으로 인한 기생충 감염 사례가 1년 만에 20배 넘게 폭증했다고 현지 보건 당국이 밝혔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러시아 로스토프주 보건당국이 최근 공개한 '2025년 역학 감염 보고서'를 인용해 토양 매개 기생충인 편충과 회충, 간흡충 등의 감염 사례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 이주 노동자들을 기생충 4종의 확산 초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와 함께 집단 감염 사례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러시아 로스토프주 탄광도시 샤흐티에서는 2022년과 2023년 편충 감염 환자가 1명도 없었으며 2021년에는 1명뿐이었다. 북한 이주 노동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한 지난해에 68건으로 급증했다.
회충 감염 환자도 2024년 25건에서 지난해 54건으로 급증하며 회충 감염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두 기생충 모두 사람 장에 기생하며 감염된 배설물로 오염된 토양, 음식 또는 물과 접촉하는 비슷한 방식으로 전파된다. 이는 위생 상태가 열악하거나 사람 배설물을 비료로 사용하는 경우에 흔히 발생한다.
날생선 섭취 등으로 감염되는 기생충도 확산했다. 지난해 로스토프주에서 확인된 클로노르키스(장흡충 또는 타이간흡충) 3건은 모두 샤흐티에서 발생했고 간흡충증 17건 가운데 8건도 이곳에서 나왔다.
크리스 먼데이 러시아 전문가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북한이 매우 당혹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기생충 질환은 위생 시설이 거의 없는 극빈층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북한 노동자들에게 교육 비자를 약 3만6000건 발급했다. 이는 노동자들을 학생 신분으로 처리해 해외에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유엔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당국이 북한 노동자의 감염병 문제를 지적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4~2025년 모스크바에서 결핵이 발생했을 당시 러시아 당국은 북한 노동자들에게 강제 치료를 요구했다.
NK뉴스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북한 정권으로서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내용이라며 실제 감염 사례가 공식 집계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