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다른 두 태아가 한 배에?...호주 쌍둥이 '출생의 비밀'

이은 기자
2026.08.28 10:57
호주에서 서로 부모가 다른 두 아이가 쌍둥이로 태어났다. 대리모로 나선 여성이 대리모 임신과 자연 임신을 동시에 하면서 생긴 일이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호주에서 생물학적 부모가 서로 다른 두 아이가 한 여성의 자궁에서 함께 자라 같은 날 태어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대리모로 나선 여성이 배아를 이식받은 뒤 자연 임신까지 하면서 생긴 일이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호주 ABC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호주 퀸즐랜드에서 여성 A씨(27)가 생물학적 부모가 서로 다른 두 아이를 같은 날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혈연관계가 없는 두 아이가 같은 임신을 거쳐 태어난 사례는 호주에서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4월 지인을 통해 만난 B씨와 그의 남편 C씨를 위해 대리모가 되기로 했다. B씨는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어 임신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체외수정(IVF)을 통해 B·C씨 부부의 배아를 이식받은 A씨는 약 2주 뒤 두 아이를 밴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 결과 여자아이는 B·C씨 부부의 친자녀였지만 남자아이는 A씨와 그의 남편 사이에서 자연 임신으로 생긴 아이였다. 배아 이식과 비슷한 시기에 A씨가 자연 임신하면서 생물학적 부모가 다른 두 태아가 한 자궁에서 함께 자라게 된 것이다.

두 아이는 출생 이후 각각의 친부모 가정에서 양육됐으며 양측 부모 사이에 친자관계를 둘러싼 다툼은 없었다.

문제는 퀸즐랜드주의 대리모 관련 법이었다.

현지 법상 대리모가 아이를 출산하면 의뢰 부부가 곧바로 법적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출산 후 법원에서 친자관계를 이전하는 명령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대리모가 다태아를 출산한 경우 함께 태어난 형제자매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만 친자관계를 이전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번에는 여자아이는 대리 출산을 의뢰한 B·C씨 부부의 친자녀이지만 남자아이는 대리모 A씨 부부의 친자녀여서 이 규정의 적용 여부가 문제가 됐다.

퀸즐랜드주 아동법원은 두 아이가 한 자궁에서 함께 자라 태어났지만 수정 과정과 생물학적 부모가 서로 다른 만큼 대리모법상 '함께 태어난 형제자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여자아이의 법적 부모를 B·C씨 부부로 인정하는 친자관계 이전 명령을 허용했다.

두 가족은 소송 과정에서 심리상담도 받았다. 상담사들은 서로 다른 가정에서 자라더라도 한 자궁에서 함께 성장하고 태어난 경험이 향후 두 아이에게 정서적·발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두 가족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서로의 존재와 특별한 출생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교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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