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일할 생각 마라"… 트럼프, 유학생 인턴십 빗장 걸었다

정혜인 기자
2026.08.29 08:34

국토안보부, 미 대학에 '유학생 인턴십 조건 강화' 통지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대사관 및 영사관의 이민비자 면접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현재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의 취업도 사전 차단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DHS)는 최근 미 대학에 유학생 인턴십 조건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전달했다.

앞서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은 '교육과정 실무 연수'(CPT)를 통해 학생 비자로도 여름방학 기간 인턴 자격으로 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토안보부는 대학과 고용 기업 간 협약이 체결돼 있고, CPT가 해당 전공생 모두에게 필수인 경우에만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조건을 강화했다. 또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학교는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유학생의 여름 인턴십은 졸업 후 미국 현지 기업에 취업하는 데 필요한 '스펙'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유학생의 미국 내 취업길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는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학생 비자 제도 남용'을 단속하고, 미국 대학 졸업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일자리를 유학생이 차지할 기회를 줄이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US 버클리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산드라 딩은 WSJ에 "이번 조치는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성장하고 성공할 기회를 제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입학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국 대학을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로이터=뉴스1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미국) 대학과 기업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이처럼 관대한 제도를 악용하는 행위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안보부는 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조사에서 교육과정상 실습이 필수적인 경우에만 허용됐던 CPT를 위반한 승인 사례들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외국인 유학생의 미국 체류 및 취업을 겨냥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달 F(유학생)비자와 J(교환 방문)비자의 체류 기간을 기존 최장 5~6년에서 4년으로 축소했다. 또 미국 대학·대학원을 졸업한 외국인이 학생비자로 구직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실무연수(OPT)' 프로그램으로 유학생을 고용하려는 기업에 10만 달러(약 1억3805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에는 하버드대의 유학생·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박탈하고, 38개국을 대상으로 F·J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 대학들은 국토안보부의 이번 조치로 유학생들의 인턴십 기회가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US 버클리의 아이버 이매뉴엘 국제처장은 "인턴십 기회 상실은 학생들이 미국 유학 계획을 재고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미국 대학의 신규 외국인 유학생 등록은 전년 대비 17% 줄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 25일부터 영사 담당자의 비자 심사 강화 교육을 이유로 전 세계 이민 비자 신청자의 비자 면접을 일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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