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조지아 구금' 한국인 300여명, 트럼프 정부 상대 소송 시동

백소희 기자
2026.09.15 22:39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전기차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이민 단속 때 체포·구금된 한국인 노동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 움직임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연방요원들이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영상을 ICE가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금지) 2025.9.6 ⓒ 뉴스1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이민 당국에 대거 체포·구금됐던 300여명은 미 국토안보부(DHS), 이민세관집행국(ICE), 세관국경보호국(CBP), 법무부, 노동부 등 9개 연방 기관에 행정 청구를 제기했다. 행정 청구는 연방 기관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전 단계의 절차다. 청구를 통해 정부가 노동자들이 구금된 이유, 구금을 정당화하는 증거, 담당자들이 기관 정책을 준수했는지, 위반 여부 등을 기록으로 남기도록 강제할 수 있다.

한국인 노동자들의 변호인은 연말까지 모든 청구서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송으로 이어지면 지난해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에 대한 첫 번째 법적 조치가 될 전망이다. 소송을 통해 압수된 소지품, 노동 손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 배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변호인은 소송 목적에 대해 "미국 정부가 엄청나고 부당한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손해 배상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ICE는 지난해 9월4일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을 급습해 475명을 체포했다. 이 중 300여명이 한국인으로, ICE는 B1/B2 합법 비자 소유자까지 무차별적으로 구금했다. 이들은 설명이나 통역 없이 수갑이 채워진 채 서류에 서명하도록 강요당하고 과밀 수용된 감방에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범죄자를 다루듯 손과 발에 수갑을 채우고 체포하는 현장 모습을 이민당국이 공개해 충격을 안겼다.

해당 사건은 국토안보부 수사국 역사상 단일 사업장에서 실시된 최대 규모 작전이었다. 조지아주의 현대 메타플랜트는 현대 전기차 제조 시설과, 당시 건설 중이던 LG와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변호인은 "미국 정부는 불법 체류자 4명을 발견했다는 허위 구실을 이용해 완전무장한 요원 수백명을 파견해 미국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한국 기업의 공사 현장을 급습했다"며 "그들은 합법적으로 장비를 설치하러 온 엔지니어들을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갑과 족쇄를 채워 마치 범죄자처럼 끌고 다니며, 한국 기업들이 미국 노동 시장을 침범한 것처럼 모든 한국인을 전 세계에 망신시켰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 움직임 관련해 미국 국토안보부는 "ICE가 불법 고용 관행 및 기타 심각한 연방 범죄 혐의에 대해 진행 중인 형사 수사의 일환으로 사법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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