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채권왕' 건들락 경고 "美 침체 오면 재정위기로 국채가격 폭락"

유효송 기자
2026.09.18 10:04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미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미국 경기 침체가 장기 국채 수익률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부채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국채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경기 침체 때 채권이 안전자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통념에 반하는 의견이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건들락 CEO는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재정 상황에 엄청난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 가량인 재정 적자가 12%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가정했다. 그렇게 되면 연간 3조달러(약 4144조80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연준이 조치를 취할 만한 국채 금리 수준에 대해 6.5% 정도를 제시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재무부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처럼 장기 채권을 매입하거나 부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정책을 쓰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채 구조조정은 기존 발행 채권의 이자 지급액을 삭감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경기 침체기에 주식 포트폴리오의 손실을 방어해 주는 역할을 해온 전통적인 채권 투자의 분산 효과에 대해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인플레이션 특성은 채권 가격을 폭락시켰고 때로는 주식과 채권의 동반 매도세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건들락은 금리가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는 구조적 체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이후 금과 구리 가격 대비 국채 수익률 비율 등 시장의 주요 상관관계가 깨진 점을 들었다. 달러화 역시 미국 주식과 과거와 같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건들락은 현재 장기 채권 수익률에 대해 1년 전보다는 다소 덜 비관적이라고 밝혔으나, 궁극적으로는 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했다. 또한 채권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정부의 정책 개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 상승에 대비해 더블라인의 자금을 방어하고자 현재 단기 자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들락 CEO는 '금리 1%' 주장 관련해서는 "표면금리가 1%를 넘는 모든 국채의 금리를 1%로 낮추면 정부의 이자 비용은 하룻밤 사이에 75%나 줄어들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되면 모든 투자자가 분노해 다시는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정부는 더 이상 차입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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