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대 은행은 AI(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따른 자금 수요가 여전히 막대하다며 투자 기회라고 지목했다. 다만 AI 투자가 늘어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금융계 전반에 부실 자산 위험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향후 5년간 전 세계 AI 관련 총 투자액이 7조6000억달러(약 1경17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JP모간·골드만삭스·씨티그룹·웰스파고는 일제히 AI 경쟁이 탄탄한 자금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목했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면서 하이퍼 스케일러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막대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곧 은행이 이익을 창출할 기회로 이어진다. 실제로 AI 분야에 투자가 쏟아지며 고유가 국면에서 미국은행 실적과 경기 전반을 떠받쳐온 측면이 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고객사와 접촉하면서 현재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상당히 초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컴퓨팅 용량 부족 해결을 위해 (금융사들이) 자금 조달 구조 개발에 나서면서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찰스 샤프 웰스파고 CEO는 "반도체, 네트워킹 장비, 발전기, 데이터 센터, 냉각 시스템, 저장 장치, 사이버 보안, 첨단 제조 장비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다"면서도 "막대한 레버리지와 특정 산업 및 공급망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인한 위험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4대 은행은 AI투자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건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 조달 비용이 커지고 실업률을 상승하는 부작용을 낳으며 최악의 경우 경기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 솔로몬 CEO는 "AI 구축에 막대한 자금 조달 기회가 있다고 보지만, 투자할 위험과 자본 규모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있다"며 "AI 자금 수요가 커질수록 금리 상승 압력이 가해져 일부 프로젝트의 수익성과 실현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일부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수익성이 악화할 경우 AI업계 전반의 재조정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JP모간은 AI 기업들의 막대한 자본지출(Capex)에 대한 위험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제러미 바넘 JP모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자금 조달이 전통적인 건설 대출에서 운전자본 리볼빙 대출까지 번지고 있다"며 "이런 거대한 흐름에 큰 변화가 생겨도 버틸 수 있는지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I에 대한 시장 심리가 크게 바뀐다면 무사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경고했다.
웰스파고·씨티 "AI 적극 도입"…JP모간 "타사 모델 금지"
금융권에서도 AI를 자체 개발하려는 시도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확인했다. 웰스파고는 AI 역량 구축에 상당한 인적 자원과 시간,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프 CEO는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AI를 개발하고 있다"며 "타사 AI모델이 고객에게 어떤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동시에 잠재적 위험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프 CEO는 메타의 AI비서 뮤즈 출시 후 저금리 예금 계좌에서 고금리 예금 계좌로 대규모 자금 이동을 촉진한다는 '뱅크런' 우려에 대해서는 "완전히 과장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전사적인 AI 도입 추진하는 동시에 위험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이버 방어 전략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신뢰를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위험이 발생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끊임없이 대비하고 방어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 역시 타 기업이 출시한 AI모델·비서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AI 오용에 대비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