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중재국 절충안 검토설…8조 동결자산 이자부터 줄까

유효송 기자
2026.10.21 13:16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테헤란 방문해 중재안 전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곧 승리할 것이며 그 뒤 유가가 곤두박질할 것이라고 말했다/AP=뉴시스 /사진=민경찬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재국들이 제출한 타협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란 측도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주변국들이 양측의 협상 재개를 위한 중재 외교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카타르 매체 알아라비 알 자디 등에 따르면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은 테헤란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을 만났다. 무니르 총장이 이란에 중재안을 공식 전달했다.

알아라비는 소식통을 인용,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의 요구를 반영한 절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소식통은 "이번 주 중 돌파구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재안에 따르면 우선 카타르에 예치된 이란 동결자산 60억달러(약 8조원)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이란에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앞서 동결자산 최소 120억달러 반환 등을 담은 '7일 종전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원금 반환 대신 이자 수익만 지급하는 방안으로 절충점을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 비밀 방문을 허용한다는 조항도 중재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안이 미국의 승인을 받았고, 이란으로부터도 예비 승인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앞서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6월22일 이란과 대면 협상을 마친 뒤 "이란이 IAEA 사찰단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미국 CBS 인터뷰에서 "사찰 문제는 협상 과정에서 합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 트럼프에 선거용 선물 안주려 버티는 측면

다만 해상 봉쇄와 경제 제재,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핵농축 능력을 실질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이란이 미국의 선결 조건 수용 전까지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중재국들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이란 국영 IRIB방송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무니르 총사령관을 만나 "단 한 줌의 농축 핵물질도 이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 이란의 요구 조건을 이행해 신뢰를 쌓지 않는 한 어떤 협상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이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테헤란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을 의도적으로 장기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8개월째 이어지는 전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핵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종전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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