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을 끝내지 못한 걸 두고 야당이 사실상 패배했단 평가가 나왔다. 승리하기에 최적의 기회였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했단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노련한 네타냐후 총리를 축출할 역사적인 기회라며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이번 결과가 참담한 패배"라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 연구원인 시라 에프론은 "야당이 승리하기에 가장 유리한 환경과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사상 최악의 안보 참사인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침공에 대한 분노, 투표를 위해 귀국한 수만 명의 유권자 등 야권에 더없는 기회였단 것이다.
이스라엘 야당에 정통한 관계자는 "비비(네타냐후 총리 애칭)를 이기려면 명확한 정책과 목표하에 단결된 지도자와 연합체가 필요하다"며 야당의 결집 부족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 지도자 중 누구도 아이젠코트를 총리 후보로 전폭 지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선거 전략도 "비비는 안 된다"란 핵심 메시지를 제외하고는 통일성이 없었다고 했다.
야당 고위 관계자는 "불만을 품은 네타냐후 지지자들을 충분히 자기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했다"며 "야당 내부에선 아이젠코트의 선거 운동에 대한 불만도 거셌다"고 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놀라운 점은 야당이 네타냐후 총리를 앞서지 못했단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승리하진 못했지만 야당은 패배했다"고 평가했다.
야당의 패인에 대해선 "변화를 원하는 이스라엘 민심과 달리 새로운 걸 제시하지 못했다"며 "그러긴커녕 이번 선거를 비비에 대한 기존 국민투표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만 아니면 누구든'이란 구호가 실패로 돌아갔단 분석이다.
네타냐후 총리 '공포심 자극' 전략 여전히 통해
반면 공포심까지 조장한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은 유권자에게 통했단 해석도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선거 운동에서 "좌파와 아랍계가 참여하는 정부가 이스라엘의 모든 것을 파멸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총선 투표 이틀 전에는 텔아비브에서의 핵폭발을 상징하는 AI 이미지를 SNS에 올리며 "제2의 홀로코스트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FT는 "여전히 상당수 유권자가 안보 문제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는 자신뿐이라는 네타냐후의 경고를 믿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이용하는 데 능숙하다고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표가 절반쯤 진행됐을 때 네타냐후 총리가 SNS에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이모 모두 꼭 오세요'라며 절박하게 투표를 요청했다"며 "거의 20년간 이스라엘을 이끈 총리의 메시지가 막판에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한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인용한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개표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선 개표는 28일(현지시간) 저녁 8시 기준 91.1% 진행됐다. 네타냐후 지지 진영이 53석으로 반(反)네타냐후 진영(48석)을 앞서고 있다. 아랍계 정당들은 총 19석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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