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들이 사람의 작업을 대행하는 AI(인공지능) 에이전트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AI에 의한 송금 및 이체 요구가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워서다. 예금 이동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AI판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위험성이 높아진 것도 금융권이 AI 에이전트를 경계한 원인중 하나다.
뱅크오브아메리카·JP모간 등 AI 에이전트 통제 착수
2일(현지시간) 미 액시오스에 따르면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등을 포함한 미국 대형 은행들은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의 위험성을 통제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웰스파고는 오는 24일 발효되는 온라인 접속 약관에 제3자 AI 툴에 의한 계좌 접근을 제한·차단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AI 에이전트가 고객 계좌에 무단 접근하거나 사용자의 지시를 벗어난 작업을 수행한 것을 발견한 데 따른 것이다.
고객들의 AI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금융기관들 사이에선 정상 고객과 사용자의 로그인 정보를 이용해 계좌에 접속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별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고객이 AI 에이전트에 민감한 금융 정보 및 거래 권한을 부여할 경우 의도하지 않은 구매나 송금 등 거래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어서다.
AI 에이전트에 계좌 접근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미국 대형 은행사들이 먼저 논의에 나섰지만 이제는 각국 공통의 과제로 떠올랐다. 일본 대형 은행들도 AI 활용에 기대를 거는 한편 부정 사용을 경계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3일 실적 발표회에서 AI 에이전트에 의한 은행 서비스 이용에 대해 "고객과 회사에 위험성이 너무 높다"고 설명했다.
미 은행·IT 업계, 안전한 접속 위한 규칙 마련 나서
금융권이 경계하는 것은 특히 AI 에이전트가 송금 등 자금 이동에 관련된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다. 고객 입장에선 매번 지시하지 않아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편리성이 있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는 거래가 본인의 의사에 기반한 것인지 알기 어렵고 부정 사용 등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추궁당할 위험성이 있다.
AI 에이전트를 통한 거래를 허용할 경우 대규모 자금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예금자가 자금을 옮기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상품을 비교하고 계좌를 개설하는 등의 번거로움 때문이다. AI가 일련의 작업을 대신한다면 한꺼번에 대규모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은행들은 AI 에이전트에 대한 위임 유무나 범위를 확인하는 체계 조성에 나섰다. 더불어 AI와 은행의 안전한 공존을 위한 체계 마련도 시작됐다.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시에라는 메타 등과 공동으로 AI와 기업을 연결할 때의 공통 규격이 될 '개인용 에이전트 프로토콜(PAP)' 개발에 착수했다. PAP는 개인용 AI 에이전트가 기업 온라인 서비스에 접근할 때 지켜야 할 규칙을 말한다. 여기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 등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