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신고하면 1억" 트럼프 포상금에 투표장 분위기 '살벌'

김종훈 기자
2026.11.03 19:52

[美 중간선거] 투표 현장·치안 관계자들 "자경단 활동 우려" 강도 높은 사전 훈련 실시

3일(현지시간) 일출 전 미국 국회의사당을 촬영한 모습./로이터=뉴스1

미국 중간선거 개시를 불과 몇 시간 앞둔 2일(현지시간) 포상금 100만달러(13억원)까지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 때문에 투표소 현장은 긴장 상태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폭력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선거관리당국과 지역 경찰들은 투표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협, 투표 방해 행위에 대비하기 위해 이날 수백 건의 훈련을 실시했다.

NYT는 "일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거액의 (부정선거 신고) 포상금 때문에 소요 사태나 자경단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며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들이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 나노스 애리조나 주 피마 카운티 보안관은 "대중을 모아 자경단을 조직한 다음 '여기서 누군가를 부정선거로 신고하면 100만달러를 벌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자경단 활동 가능성을 우려했다.

위스콘신 주 그린베이 경찰서장은 "한 유권자가 다른 유권자의 표결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소요 사태로 번져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투표소 소요 사태에 대비해 상당히 포괄적인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이번 중간선거에서 부정행위를 신고해 체포, 유죄 판결까지 이어지면 신고자에게 포상금 100만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인 아고고 에데비 미시간 주 부국무장관은 "공포심 조장과 선동 의도가 담긴 발언이라 주시 중이지만 과민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인 부처에서 125건의 보안 훈련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한 후 줄곧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개표를 막기 위한 소송전까지 벌였다. 알래스카 주에서는 민주당이 공화당 후보와 동명이인인 인물을 부추겨 후보로 내보냈다면서 개표 결과 확정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투표권 없는 인물이 투표용지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우편투표 집계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모두 기각됐다.

9월 타임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란법까지 거론하며 선거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우려가 계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한 선거라면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자신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불복할 수도 있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다.

미국 치안 싱크탱크 경찰행정연구포럼의 척 웩슬러 사무총장은 "일부 사람들은 말로 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폭력을 행사할 의향이 있고 경찰 관계자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면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을 거론했다. 웩슬러 사무총장은 "최근 모임에서 전·현직 경찰서장들이 정치 분열과 선거가 지역사외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논의했다"며 "투표권 행사 자체가 갈등의 대상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CBS에 따르면 가장 먼저 중간선거 투표가 시작되는 곳은 미국 동부 버몬트 주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전 5시, 한국 시간 기준 저녁 7시에 투표가 개시됐다. 동부시간 오전 6시부터는 코네티컷, 인디애나, 켄터키, 버지니아 뉴햄프셔에서 투표가 개시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