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전쟁, 공화당 패배 중 하나지만…옳은 일 했다"

정혜인 기자
입력 2026.11.04 15:54 수정 2026.11.04 15:54

[美 중간선거]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작업자들이 (왼쪽부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부상을 입고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묘사된 선전물을 설치하고 있다./AP=뉴시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유력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공화당 패배 원인으로 인정했다. 다만 전쟁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공화당의 선거 부진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이란도 여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답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째 이어진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해 고심했고, 참모진에게 '이란 전쟁이 지속적인 골칫거리가 됐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국정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이란 전쟁 결정을 다시 생각해 보거나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옳은 일을 했다"며 "다시 하라고 해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자체보다 전쟁 이후 나타난 유가 상승이 정치적으로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봤다. 전쟁 여파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졌고, 이것이 공화당 패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선 유권자들이 이란 전쟁에 대한 자신의 대응을 지지했지만, 공화당 후보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 패배 원인) 일부는 이란 문제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유권자들)은 내가 이란과 관련해 내가 한 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의 패색이 짙어지는 가운데 '거부권'(VETO)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빨간 모자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뒤 자신이 "터무니없다"라고 생각하는 법안들을 백악관으로 보내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민주당)은 (의회 장악 후) 터무니없는 법안들을 보낼 것이고, 나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몇 달 동안 거부권 행사가 이어지고 나면 그들이 (나에게) 전화해 '이 일들을 어떻게 처리하면 되겠느냐'라고 물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화당은 캔자스·사우스캐롤라이나·텍사스 등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에서 패배하며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민주당에 내줄 위기에 놓였다. CNN에 따르면 한국시간 4일 오후 3시20분 기준 민주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 하원 435석 중 216석 확보에 성공했다.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는 4년만, 상원은 2년만으로 양원 동시 장악은 4년 만이다. 또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소수당이었다가 중간선거에서 한 번에 뒤집은 것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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