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민주당 상하원 동시승리 배경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가른 배경엔 치솟는 물가와 생활비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의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고 생활비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자 민심은 2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민주당의 이번 승리는 지난 20년 동안 어느 정당도 누리지 못했던 압도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의회를 독점하며 견제 없이 국정을 주도했던 임기 첫 2년과 달리 남은 2년은 국정 운영 전반에서 위축될 공산이 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개표를 지켜본 한 관계자를 인용해 당시 분위기가 "무겁고 장례식 같았다"고 전했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미국의 승리"라면서 앞으로 민주당이 의료비 부담 완화와 부패 조사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민주당 선거 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공화당 참패는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한 결과"라면서 "유권자들은 물가에 분노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을 부추긴 트럼프 정부 선택에도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주요 방송사를 통해 공개되기 시작한 초반 출구조사와 기초 유권자 지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민심의 깊은 불안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의 국정 방향에 대해 "불만족스럽거나 분노하고 있다"고 답했다. 60%는 고물가의 원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때문이라고 봤다.

유권자들이 중간투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사안으로는 '경제 및 고물가'가 꼽혔고 민주주의가 뒤를 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이란 전쟁으로 휘발유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30% 넘게 뛰었다.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웃돌면서 가계 저축률은 줄었다. 반면 인플레이션과 정부부채 우려 속에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모기지 금리는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트럼프 "현대차·아우디가 투자" 강조했지만
이처럼 전국적 민심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뚜렷이 불리했다. AP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 성향 응답자의 78%가 트럼프에 반대의사를 밝힌 반면 공화당 성향 응답자는 35%만 지지의사를 보였다.
정치분석 전문가 에밀리 워커 박사는 "이번 선거는 정당 간 대결을 넘어 유권자들이 고물가와 삶의 팍팍함 속에서 체감한 실질적 경제 불만이 투표소 표심으로 분출된 선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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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도 '경제'를 무기로 반전을 노렸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는 동맹국들을 최대한 활용,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을 성과로 내세웠다. 지난달엔 조지아주를 방문해 현대차(283,500원 ▲6,000 +2.16%)가 웨스트포인트 공장에 5억6000만달러(약 7500억원)를, 아우디가 42억달러를 각각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투자는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의 현지 투자 계획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관세로 미국에 엄청난 투자가 들어올 것이란 장밋빛 발언은 유권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의 벽을 넘지 못한 걸로 보인다. 공화당 선거 전략가 케빈 매든은 "이번 선거는 민심의 기본 원리를 보여준 사례"라면서 "유권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가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인데도 관세와 무역전쟁, 이란 전쟁으로 오히려 물가 불안을 키운다면 선거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