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직후 데이터센터 대출 5억달러 매물로…AI 투심 흔들

백소희 기자
입력 2026.11.06 14:48 수정 2026.11.06 14:56
[제퍼슨시티=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미 미주리주 제퍼슨시티 미주리주 의사당 2층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하고 있다. 2026.09.17. /사진=민경찬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직후 데이터센터 관련 대출 자산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은행 ING는 약 5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대출 포트폴리오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해당 포트폴리오는 10여건의 대출로 구성됐으며 입찰 마감일은 19일이다. 최소 입찰 단위는 1000만달러다.

이번 경매는 데이터센터 부채만을 대상으로 하는 최초의 경매다. 매각 결정은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 대상에는 오픈AI와 오라클 등이 추진하는 초대형 AI(인공지능) 인프라 사업인 스타게이트 관련 대출 2500만달러도 포함됐다. 스타게이트는 미시간·뉴멕시코 등에 총 2.45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약 180만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량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 과정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용수 사용, 세제 혜택에 강하게 문제제기를 해왔다. 알래스카·조지아·캔자스·메인·미시간·오하이오·오리건·텍사스 등 12개주에서 주지사 후보들은 데이터센터 개발 일시 중단하겠다는 공약까지 내놓았다.

실제로 스타게이트가 추진되는 미시간과 뉴멕시코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 중단과 세제 혜택 축소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조슬린 벤슨 미시간 주지사 당선인과 데브 할랜드 뉴멕시코 주지사 당선이는 "주민 보호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앞서 오라클은 지난 9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당초 계획대로 2028년 가동되지 못할 경우 지급 의무를 연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불가항력 통지서를 발송했다. 당시 중간선거 국면이 시작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역 사회 반발과 규제 강화 움직임이 커지자 사업 리스크가 부각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게이트를 두고 "전례 없는 규모의 투자"라고 평가했지만 블룸버그는 오히려 AI 데이터센터 붐에 대한 사회적 반발을 상징하는 사례가 됐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밴티지 데이터센터와 사이러스원 등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와 관련된 부채를 처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ING의 포트폴리오 매각이 중간선거 후 시장에 AI 비관론이 커졌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AI 규제 강화와 데이터센터 개발 지연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위험 노출을 줄이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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