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를 계기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미국 외 지역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4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데이터센터 규제를 공약한 민주당 후보들이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했다. 텍사스의 지나 히노호사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 유예를 공약했으며 조지아의 키샤 랜스 보텀스 등도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텍사스는 2028년까지 미국에서 새로 가동될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거점이다. 민주당 주지사 당선 지역을 고려하면 미국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거의 절반이 건설 유예나 규제 강화 등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가 현실화하면 AWS(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의 투자 전략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내 건설이 지연되면 해외로 투자처를 분산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도 잠재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정부는 6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으로 18.4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구상을 제시했다. 우선 SK(482,500원 ▼35,500 -6.85%) 5GW, GS(76,800원 ▼2,100 -2.66%) 2.4GW, 네이버(NAVER(184,900원 ▲14,100 +8.26%)) 1GW 등 8.4GW를 추진한다. AWS와 SK그룹도 울산에 100MW(메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AI 투자에 따른 부채 부담은 변수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AI 인프라 관련 대출 만기가 2027~2029년에 집중돼 재융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와 자금조달 압박이 겹치면 투자 속도가 늦춰질 수 있지만 전력 공급과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지역으로 투자가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데이터센터 용도에 따라 한국의 기회도 달라진다. 미국 이용자를 위한 실시간 AI 추론 서비스는 통신 지연 문제가 있지만 대규모 AI 모델 학습은 입지 선택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다. 한국이 글로벌 AI 학습 인프라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화될 경우 미국 기업들이 한국 같은 해외 지역을 부지로 알아볼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의 AI 투자에 따른 부채 부담이 있지만 어느 정도 자금에 여유가 있는 빅테크들은 AI에 계속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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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한국 정부가 얘기한 것과 달리 전력 확보나 규제 완화, 승인 면에서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신속한 인허가 체계를 갖춘다면 글로벌 빅테크를 한국 데이터센터로 유치하는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