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본질은 광고 클릭질… 기술 혁신은 없다"

"SNS, 본질은 광고 클릭질… 기술 혁신은 없다"

권성희 기자
입력 2011.04.18 14:14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11.04.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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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Biz& 트렌드]BW "과거 기술버블과 달리 어떤 기술적 유산도 없을 것"

페이스북, 트위터, 징가, 그루폰… 최근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술기업들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기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용자가 급증하며 수익이 늘어나자 투자자금이 몰리며 버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버블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SNS에는 전체 경제에 득이 될만한 혁신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모든 기술 혁신에는 버블이 따랐다. 1840년대 영국 철도 투기, 1920년대 자동차와 전제제품 보급으로 나타난 주식 투자 열풍, 1980년대에 개막된 개인용 컴퓨터(PC) 시대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컴팩 등 PC 관련기업의 주가 급등, 1990년대 인터넷의 등장과 닷컴 버블.

신기술이 야기한 모든 버블은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기며 붕괴했지만 혁신이라는 긍정적인 유산도 함께 남겼다. 1840년대 철도 붐은 영국 전역에 철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고 1920년대 주식 투기는 1929년 대공황으로 이어졌지만 미국의 제조업 발달과 중산층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

PC 버블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가격을 떨어뜨리고 각종 반도체 이론을 양산해 산업 발전을 이끌었으며 정보 처리의 속도를 높여 경제 전체의 경쟁력을 높였다. 닷컴 버블은 인터넷 인프라를 빠르게 정착시켜 정보 유통과 상거래 방식,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에 엄청난 혁명을 일으키며 전반적인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이번 기술 버블은 다르다’란 제목으로 과거의 기술 버블과 달리 이번 SNS 버블은 아무런 혁신도 남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NS는 기차 발명의 원동력이 됐던 증기력이나 인터넷을 가능하게 해준 라우터 같이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칠만한 신기술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비즈니스위크는 SNS를 "상품과 서비스를 더 정확하게 잘 판매하는 방법"일 뿐이라며 SNS 기업들을 "광고기술(Ad-Tech)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SNS는 광고기술..고급두뇌가 클릭질 연구하는 세상

실리콘밸리에서 비디오게임회사 온라이브를 경영하는 스티브 펄먼은 "페이스북은 예를 들어 휴대전화의 통화 끊김 현상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아니다"라며 "그루폰을 비롯해 이런 종류의 광고기업은 어디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어떤 세대든 가장 똑똑한 사람들은 돈이 흘러 가는 곳으로 몰리기 마련인데 지금은 그것이 (온라인) 광고"라고 밝혀 SNS 기업의 본질은 광고임을 분명히 했다,

하버드대학 수학 전공자로 페이스북에서 2년간 일했던 제프 해머배처는 최근 뛰어난 기술인력들이 SNS 기업에서 온라인광고 마케터로 활동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우리 시대에 가장 뛰어난 두뇌들 대부분이 지금 온라인 광고의 클릭수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는 형편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해머배처는 2008년에 페이스북을 그만뒀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최고경영자(CEO) 글렌 켈먼도 "실리콘밸리가 점점 더 할리우드를 닮아가고 있다"며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하는 클릭수 기반의 사업은 근본적으로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 가상 농장이나 도시를 만드는 게임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징가는 기술기업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게임 아이템 구매를 촉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지적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수학자 몸값 급등..이유는?

이런 현실은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인재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개발자 같은 공학자가 아니라 데이터 분류와 분석에 장점이 있는 수학자라는 현실에서도 드러난다. 레드핀의 켈먼은 "수학자들이 실리콘밸리에서 하는 일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광고를 하나라도 더 클릭하게 만들 수 있는 분석 기법과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상품 경매사이트인 원 킹스 레인의 CEO 더그 맥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분석해 광고 클릭수와 온라인 상품 판매를 늘리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요즘은 (이과 전공자인) 좌뇌형 인재도 마케팅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심지어 영업 쪽에서 일한다"고 소개했다.

실리콘밸리의 문화가 기술보다는 마케팅 기법 위주로 변하고 있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리콘밸리 역사 저술가인 크리스토프 레쿠어는 "인터넷 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돈과 인재가 광고기술 기업으로 몰리면서 "제조업과 디자인 노하우의 입지가 위축되는 현실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루폰이 남길 기술 유산은 귀여운 이메일뿐

25년 전 MS와 오라클,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의 기술기업들이 상장했다. 당시 컴팩은 상장 4년만에 포춘 500대 기업에 진입해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컴팩처럼 쇠락의 길을 걸은 기술기업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 기업 모두가 기술을 발전시키고 또 다른 기술 발전을 촉진했다는 점이다.

쿠폰을 고객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해주는 소셜 커머스 쇼핑몰인 그루폰은 올해 매출이 40억달러로 지난해 7억5000만달러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긴 하지만 그루폰이 남길 기술적 유산은 귀여운 이메일뿐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지적했다.

기술 투자기업 브리지스케일 파트너스의 공동 창업자 매튜 코완은 "우리는 지금 또 다른 버블에 도달한 것이 확실하다"며 "이번 버블은 소셜 미디어와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20개월 내에 자본시장은 사실상 문을 닫고 (실리콘밸리에) 음악 소리는 들리지 않을 것이며 세상은 다시 황량하게 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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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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