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마존, 앱실론 등 잇단 보안 사고로 우려 팽배...클라우드 활성화에 발목?
지난 2월, 구글의 정보기술(IT)시스템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50만개에 달하는 G메일 계정과 e메일 내용 그리고 주소록 등이 순식간에 증발해버렸다.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이 이 사고로 피해를 입었다. 서비스는 며칠 뒤 복구됐지만 세계 최대 메일서비스를 하는 구글은 기업의 신뢰도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클라우 서비스업체 미국 아마존의 클라우드시스템 'EC2'(Elastic Compute Cloud) 서버가 데이터 백업 과정에서 장애를 일으켰다. 그 여파로 아마존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유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포스퀘어'(Foursquare)를 비롯해 질의응답사이트 '쿼라'(Quora), 뉴스서비스 '레딧'(Reddit) 등 상당수 사이트가 다운됐다.
모바일 컴퓨팅 환경이 확산되면서 정보기술(IT) 자원을 빌려쓰는 클라우드(cloud) 서비스 이용률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클라우드서비스들이 보안사고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장애가 잇따라 생기면서 이용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소니, 해커공격에 서비스 '마비'
클라우드서비스는 서버와 저장장치, 소프트웨어(SW)까지 인터넷에서 빌려쓸 수 있다보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사용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수요도 늘고 있다. 게다가 각각의 IT자원을 구입하는 것보다 빌려쓰기 때문에 훨씬 저렴하다. 구글, 아마존, 애플,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이 일찍부터 클라우드서비스를 시작했고 최근 들어 통신사와 IT서비스업체들까지 이 시장에 합세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의 'N드라이브'와 KT의 '유클라우드' 등이 서비스된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모바일시대에 클라우드는 IT서비스의 '대세'로 여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보안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서비스 안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구글의 메일, 캘린더, 블로그, 앱스, 유튜브 등 서비스들은 수시로 크고 작은 장애를 일으킨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늘면서 구글의 클라우드서비스 이용자도 급증하는 추세지만 서비스의 안정성은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최근 발생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SN)가 해커의 공격으로 7700만명의 이용자 계정정보가 유출된 것도 클라우드 기반이기에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자회사 소니엔터테인먼트시스템과 그리스의 소니BMG, 캐나다 소니에릭슨의 사이트까지 연속으로 해킹되면서 회사 신뢰도는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소니 PSN에서 고객정보를 빼낸 해커들은 아마존의 클라우드서버를 임대해서 해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에는 미국 월그린과 베스트바이, 씨티그룹 등 2500여 고객사에 클라우드 방식으로 온라인 마케팅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실론'이 해커의 공격으로 수백 만명에 달하는 고객명의와 e메일주소가 유출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안회사 사이버팩터는 이 사고로 인한 피해액을 4조원(4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했다.
보안전문가들은 클라우드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내 정보를 남의 머리에 대신 저장하는 것인 만큼 골치 아픈 관리작업은 피할 수 있지만 자칫 정보가 사라지거나 장애로 이용하지 못하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클라우드서비스가 일반화되면 정보가 대규모로 집적되는 만큼 농협이나 현대캐피탈 사고처럼 해커들의 주요 표적이 돼 'IT 대재앙'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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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구글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대회에서 클라우드에 기반한 신개념 PC '크롬북'을 선보일 당시 한 외국기자가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에게 "우리가 구글을 어떻게 믿으란 말이냐"고 질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라진 내 정보…누가 책임?
보안은 비단 클라우드만의 문제가 아닌 IT 전반의 과제다. 따라서 클라우드의 경우 데이터를 남에게 맡기는 데다 규모가 크다는 점 때문에 보안위협이 오히려 과도하게 부각되는 측면도 있다는 반박도 있다. KT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은 일반기업이 자체적으로 IT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보다 전문성이 높고 보안전담팀을 운용하는 만큼 더 안정적"이라면서 "만일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늘 있지만 이중, 삼중의 보안시스템을 마련한 만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서비스 장애로 '내 정보'가 사라진 경우 누구의 책임인가는 논란거리다.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서비스의 경우 서비스수준협약(SLA)을 통해 보상의 길이 열려있다. 그러나 구글 G메일 같은 무료 클라우드서비스의 경우 이용자에 대한 보상책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실제로 구글과 네이버, 다음 등 국내외 주요 포털의 클라우드서비스는 약관에 '보상안'이 명시돼 있지 않다. 구글 관계자는 "아직까지 데이터 훼손 사고는 없었던 만큼 현재로서는 금전적 배상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중요한 데이터는 다른 저장장치에 백업(back-up)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한 IT전문가는 "클라우드서비스에 대해 백업하라는 것은 목욕탕에서 귀중품은 책임지지 못하니 카운터에 맡기라는 것과 같다"면서 클라우드서비스의 최대 장점인 편의성이 반감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순열 한국IDC 상무는 "클라우드에 있어 보안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이자 영원한 숙제"라면서 "기업들의 보안성 강화 노력과 함께 고객들에게 보안의 위험성을 알리는 주의 환기와 우려를 불식할 제도적 뒷받침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