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그만 뛰어다니래요”

“직원들이 그만 뛰어다니래요”

임귀혜 월간 외식경영
입력 2011.08.20 20:33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11.08.2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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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체력만큼은 20대 못잖은 (주)FC천상 박순임 대표

“장사가 아니라 일을 하고 싶었어요.”

일본정통이자카야전문점'이태원천상'과 셀프스타일 일본사누키우동전문점 '우동텐'을 론

칭한 (주)FC천상 박순임 대표는 돈버는게 사업의 목적이 아니었다. 일이 하고 싶어 사업을 시작했고 힘들 줄 모르겠다고 한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라는 박 대표. 평균수면시간은5시간.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그다. 박 대표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일에 대한 욕심과 악바리 근성, 열정이 묻어난다.

◇ 직접 일본 방문해가며 정통이자카야 추구, ‘촌’형성한 장본인

'이태원천상'은 일본이자카야전문점의 원조격. 박 대표는 현재 이태원에서 유명한‘이자카야 촌(村)’을 형성한 장본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9년, 이태원에 일식돈가스전문점 '이태원천상'을 오픈하고 2000년에 매장을 일본정통이자카야전문점으로 재탄생한다. 오픈 당시 허허벌판이 었던 곳은 2007년을 기점으로 이자카야전문점이 하나 둘씩 들어서다 ‘이자카야 촌’을 형성하게 된다.

인기가 좋은 탓에 벤치마킹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메뉴판에 붙여놓은 메뉴 사진을 2~3일에 한 번 꼴로 다시 채워 넣어야하는 것은 물론, 당시 이자카야를 하려면 '이태원천상'을 찾아가보라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며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한다.

'이태원천상'은 퓨전이 아닌 정통 일식 이자카야 전문점을 지향한다.

“퓨전이라는 말을 제일 싫어해요. 일본음식은 달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이자카야는 선술집이 아닙니다.‘ 식사에 술을 겸비한 식당’이라는 뜻이에요.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자카야 대부분이 인테리어만 흉내내고 음식은 일본의 포장마차를 따라하는 식이 많은 실정입니다 .”

음식 트렌드를 파악하고 개발하기 위해 현지 방문도 마다하지 않는 박 대표다. 두세 달에 한 번씩 일본을 왕래하면서 음식을 맛보러 다닌다. 일본에 한 번 갔다하면 이자카야는 하루 저녁에 3~4군데, 음식점만 하루에 무려 7~8곳씩을 들렀다 온다고.

셀프 시스템의 일본사누키우동전문점 '우동텐'을 오픈하기 전에도 일본우동의 고장으로 유명한 사누끼 지방의 우동학교에서 면, 육수, 튀김 등 우동에 관한 모든 것을 직접 배워왔다.

◇ 주먹구구식 가맹점 오픈 지양, 뿌리부터 제대로 전하고자

박 대표는 일본에서 음식만 벤치마킹해온 것이 아니다. 경영 철학과 사업에 대한 정신, 마음가짐 또한 많이 배워왔다.

“가맹점 늘리기에 급급하지 않습니다. 매장은 반드시 저희 본사의 마인드와 성향이 맞는 사람에게 내 줄 생각입니다. 가맹점은 지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본사의 이익만 따진 주먹구구식의 가맹점 오픈은 지양하고 뿌리부터 제대로 전하고자 한다. 그는“부모가 자식에게 사업을 물려주듯 가맹점 한곳 한곳에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전한다. 모든 가맹점이 성공하는 것이 본사가 성공하는 길이라는 그다.

특히 이자카야의 음식은‘전수’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한다. 가맹점마다 동일한 음식 맛을 내기 위해 농축액이나 소스 등을 만들어보기도 했으나 본연의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 탓에 포기했다.

첨가제나 기타 물질을 섞어야 하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80평되는 자그마한 물류센터를 설립해 직접 대량 생산하고 있다.

원팩이나 반제품화는 절대 안 된다는 게 박 대표의 경영 철칙이다. 그러면서 가맹점에는 1%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로열티 받는 몇 안 되는 외식업체중 하나다.

이렇듯 하나라도 허투루 생각하지 않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박 대표이기에 어쩌면 프랜차이즈 사업의 진행이 더딘지도 모르겠다. 박 대표는 2009년에 비로소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매장 문을 연 지 10년 만이었다.

'이태원천상'의 경우는 이태원 본점 오픈 이래 서소문의 직영점, 홍대, 신사동, 청담동, 광화문, 전라북도 전주에 가맹점을 두고 있다.

◇ 직접 발로 뛰는 것은 물론, 배움의 열정도 만만찮아

앞서 말했듯 박 대표는 타고난 장사꾼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초반에는 마냥 열심히 뛰기만 했다. 몸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돈이 얼마나 들어오고 남는지 계산을 전혀 안했죠. 할 줄도 몰랐고요. 장사는 잘 됐는데 장사 법을 몰랐습니다. 3년 동안 현금서비스를 받아 직원들 월급을 줄 정도였으니까요.”

장사에 대해 알지도 못할뿐더러 손익계산조차 하지 않았으니 장사가 잘된다 해도 자금이 순탄하게 돌아갈 리가 없었다. 박 대표는 원가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 다녔다.

처음 시작한 59.50㎡(18평) 규모에서는 주방에 직원 2명, 홀에 1명을 두고 박 대표 본인은 주방과 홀 경계 없이 일을 쳐냈다. 3시간씩 잠자는 것은 기본. 7년 넘도록 그랬다. 장도 12년을 직접 보러 다녔다고 한다.

“겨울의 새벽시장은 그렇게 추울 수가 없어요. 거의 울면서 다녔죠.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체력하나는 끝내주는 거 같아요. 체력과 열정은 20대 못지않을 걸요?”

열심히 뛴 결과, 2003년에 125.62㎡(38평) 규모로 가게를 넓히고 매출은 두배로 증가하게된다. 그즈음 그녀는 외식관련공부에 푹 빠진다.

“외식경영, 프랜차이즈 과정 등 수업을 듣는 것은 물론, 각종 세미나를 찾아다니며 들었죠. 아직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박 대표의 열정은 서소문직영점 오픈 때에도 엿볼 수 있다. 현재직영점이 위치한 자리는 무려 30년 동안 망해있던 곳이었다. 그런 장소를 그녀는 과감하게 계약한다. 가능성을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직영점을 오픈하기 전, 그는 한 달 동안 근교 일식 관련 집을 모두 찾아다니면서 음식을 먹어봤다.‘ 기분 좋게 맛없는 음식을 먹었다’는 박 대표의당시 소감이다.

그녀의 직감은 적중했고 첫 달부터 이익이 나기 시작하더니 근교 음식점 매출의 랭킹 3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두게 된다. 김치도 담글 줄 모르고 손님 눈도 못 마주치던 사람이었던 그가 '이태원천상'을 어느 정도의 성공궤도에 올려놓은 것이다.

◇ 이자카야 시초는 일식돈가스전문점, 무역회사 근무 당시 일본 출장 계기

박 대표가 사업을 생각하게 된 건 그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면서부터였다. 무역회사에 근무한 덕에 일본 출장이 잦았고 그럴 때마다 눈여겨보던 게 있었다. 바로 돈가스. 무엇보다 15년 전인 당시, 일본에 김치돈가스가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김치는 우리나라 것인데 그 당시 일본에서 김치돈가스를 선보이고 있는 거예요. 그 종류도 3~4가지나 되더라고요.” 돈가스전문점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나고야에서였다.

“나고야 시골마을에 가면 할아버지와 할머니 둘이 김치돈가스 하나만 가지고 운영하시는 음식점이 있는데 거기에가면 항상 30분에서 1시간을 기다려야만 먹을 수 있어요. 수십 번을 가서 먹었는데 매번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더라고요. 그 때‘나도 한 번 기다리는 집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집에서 가만히 노는 걸 못하는 성격이라 일을 그만둔 1999년 그 해, 이태원에 일식돈가스전문점 '이태원천상'을 오픈했다. 당시 한국에는 돈가스하면 데미그라스소스를 뿌려내는 왕돈가스로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라는 개념이 짙었다. '이태원천상'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일식돈가스전문 패밀리 레스토랑 콘셉트로 손님을 공략했다.

“웃긴 사실 하나가, 일본의 그 김치돈가스를 결국 못 배워 와서 '이태원천상' 나름대로의 김치돈가스를 만들어 선보였는데 그게 지금의 다른 음식점에서 선보이고 있는 김치돈가스인 거예요.‘ 천상’의 방식인 김치돈가스인 것이죠. 일식전문점을 내는 사람들이 어떻게 일본을 한 번 안다녀올 수있는지 궁금하면서도 씁쓸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식돈가스전문점은 메뉴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2000년, 정통이자카야전문점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 매장 단 하루도 문 닫은 적 없어, 일 사랑하면 돈은 저절로 와

한 회사에서 무려 9년 동안 근무를 했고, 인원감축으로 일을 그만두라는 말에도 자신의 할일을 스스로 찾아가며 1년을 버텼을 정도로 악바리 근성을 가진 박 대표. '우동텐' 론칭 이전, 2010년에 '창꼬'라는 야끼도리전문점을 오픈하고 6개월 만에 문을 닫을 때는 과감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에겐 철칙 하나가 있다. '이태원천상' 본점만큼은 단 하루도 문을 닫지 않는 것. 손님과의 무언의 약속을 지키려 한다. 명절은 물론, 리뉴얼로 매장 인테리어 공사에도 문 한 번 닫은 적이 없다.

“가게 문턱을 넘고 들어오는 손님이 그저 좋을 뿐이에요. 그런 그들을 소홀히 대하지 않는 것이 전부입니다.”

소신을 다해 손님을 대하려 노력한다는 박 대표는 '이태원천상'에 이어 '우동텐'으로 제2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생면을 쓰고 튀김을 토핑해 먹는 셀프 시스템의 우동전문점으로 또 한 번 사람들의 이목을 주목시키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일은 밀리고 치여서 하는 게 아니에요. 저는‘일을 사랑하면 돈은 저절로온다’는 것을 절실히 실감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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