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우려가 악영향
"섣부른 매도 실익 없어…관망해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Blue Wave)'가 삼성전자(201,500원 ▼16,500 -7.57%)와 SK하이닉스(1,264,000원 ▼132,000 -9.46%)를 덮쳤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급락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반도체주 낙폭이 과도한 만큼 섣불리 매도에 나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5일 삼성전자는 한국거래소 정규장에서 전날 대비 1만6500원(7.57%) 내린 2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23만2000원(9.46%) 내린 126만4000원을 기록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이는 반도체주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시장은 신흥국 주식을 팔고, 안정적인 미국 AI 주식을 사려한다"며 "이 과정에서 변동성이 심한 한국 반도체주가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데이터 센터 건설이 지연되면 기존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클라우드 업체들 보다 관련 공급망 주식들이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이에 반도체주가 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조1654억원과 1조5199억원 순매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하락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AI 경쟁력 확보를 국가적 목표로 정한 만큼 이번 중간선거 결과만으로 AI CAPEX(설비투자) 사이클이 단축될 가능성이 작아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 입장에도 AI와 반도체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증시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해야 할 명분이 생겼고, 규제안이 나오더라도 구체안을 내기 위해 새로 선출된 의회 구성원들 간의 조율과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정 부분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투자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을 가능성이 큰 만큼, 반도체 기존 공급 계약에 미치는 영향이나 AI 인프라주의 이익 전망 훼손은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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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정들이 남아있다는 것도 변수다. AI '클로드' 개발 기업인 앤트로픽의 상장 일정이 앞으로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상장과 청약 일정이 정해지면 청약 수요로 인해 기존 주식을 매도하는 수급 부담이 단기적으로 생길 수 있다. 이후 앤트로픽이 상장 이후 높은 주가를 유지한다면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매도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연구원은 "지금 반도체 주식을 파는 것은 실익이 없다"며 "데이터 센터 건설이 시장의 우려만큼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규제가 AI 투자 사이클의 구조적인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관망으로 대응하거나, 지난달 이후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부진했던 반도체 등 낙폭 과대 업종을 대상으로 분할 매수에 나서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