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는 1980년대 이후 다시 심화되기 시작한 부와 자본의 불평등을 방대한 자료를 통해 입증함으로써 큰 충격을 안겨줬다. 더구나 그는 이 불평등 추세가 점차 심해지고 있으며, 이대로 놔두면 우리 사회가 19세기 귀족세습사회와 같은 수준의 불평등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 책 '불평등을 넘어'의 저자 앳킨슨은 '피케티의 멘토'로 불리는 경제 불평등에 대해 연구해온 학자다.
사회적으로 극심한 양극화에 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들려온다. 꼭 경제학자들이 국민소득에서 상위 1% 혹은 10%가 차지하는 몫을 들이대지 않아도 경제 양극화는 우리생활 깊게 자리 잡았다. 연말정산 세금 공제를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직장인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선 직장인 월급 정도쯤은 하루 만에 펑펑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 앳킨슨이 이 책 초반부에서 강조하듯 불평등과 가난은 개인의 삶에 긴밀하게 작용하는 권력의 문제이며 무엇보다 무력감과 절망의 문제다. 사람들은 불평등한 정치적 힘을 갖고, 법 앞에서 불평등하며, 불평등하게 먹고 자고 생활한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많은 부는 훨씬 더 많은 부로, 상대적 가난은 더 극심한 가난으로 변한다. 가만히 놔두면 불평등은 심화될 뿐이다.
저자는 '기회의 불평등'과 '결과의 불평등'개념으로 재분배의 근본적 필요성을 설명한다. 처음에 평평한 경기장(기회의 평등)에서 경기를 시작한 사람들은 그 능력에 따라 이기고 지며, 시장경제의 규칙에 따라 서로 다른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보상의 차이가 점점 더 커지다가 고착화된다면, 그다음 경기 때 경기장은 이미 평평하다고 할 수 없다. 일정 수준의 기회 평등을 지속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부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평등을 넘어=앳킨슨 지음, 장경덕 옮김, 글항아리 펴냄, 512쪽/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