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은 이별의 상황, 그림처럼 담아내고 싶었다"

김고금평 기자
2015.10.27 15:17

[인터뷰]SKT '연결의 신곡발표' 고 김광석 최종가사 주인공 이지혜

이지혜씨.

“이별을 앞둔 예전의 상황을 찬찬히 그려봤어요. 준비하지 않은 이별에 맞서는 찰나의 순간을 쓸쓸한 거리가 느껴지는 멜로디에 적은 거죠.”

SK텔레콤이 고 김광석의 신곡에 가사를 붙이는 ‘연결의 신곡발표’ 프로젝트에서 총 1만 3743건 가사 응모작 중 최종 선정된 가사는 일본 기술책 관련 번역가 이지혜(32)씨의 ‘그런걸까’다.

‘~이별이란 말 앞에 선 두 사람이 보고 있는/다른 하늘 다른 추억 다른 표정 다른 공간/왜 이렇게 아픈 말이 있는 건지, 이별이 다 그런걸까~’로 시작되는 가사는 박학기, 심현보, 성시경, 정재일 등 참여 뮤지션의 갈채를 받았다.

26일 서울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만난 이씨는 “김광석씨 노래 중 ‘서른 즈음에’를 일본 유학 생활에서 매일 들으며 외로움을 달랬다”며 “가사라는 걸 이번에 처음 써봤는데, 당선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기뻐했다.

이씨는 작사를 할 때, 김광석표 가사의 흔적을 되도록 지웠다. 아날로그적 감성은 그대로 두되, 구수한 맛보다 세련된 표현으로 아련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들을 섞어 21세기적 시를 완성해낸 느낌이랄까.

이씨는 “가사에서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보여주기보다 그냥 흘러가듯 주변 배경을 장면으로 툭툭 던지려고 했다”며 “이별을 당할 때 떠오르는 심정, 풍경, 화면을 그림처럼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번역가 일이 가사에 준 도움도 적지 않았다. 일본 책들은 길게 펼쳐서 얘기하는 독특한 스타일이 있는데, 번역하면서 쉽고 간단한 어휘로 바꾸는 기술들이 이번 가사에 응용됐다는 것이다.

26일 오후 8시 서울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SK텔레콤 '연결의 신곡발표' 무대. 고 김광석의 멜로디에 이지혜씨의 가사 '그런걸까'가 붙여진 곡을 가수 성시경(왼쪽)이 노래하고, 정재일이 어쿠스틱 스타일로 반주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심사위원인 심현보는 “작사를 보고 그간 많은 작사를 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니어서 놀랐다”며 “이씨의 이야기는 가사를 듣는 사람이 1초의 이야기에서 4분의 스토리를 느낄 만큼 표현력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씨의 가사로 음악의 전체 반주나 스케일도 달라졌다. 음악의 프로듀서를 맡은 정재일은 가이드송에서 선보인 피아노 반주를 오케스트라 반주로 다시 편곡했고, 곡의 흐름도 기승전결 구조를 갖춰 강약에 포인트를 줬다.

정재일은 “가사 자체가 기승전결의 구조를 잘 갖춘 완성된 글이어서 편곡도 그에 맞춰 다이나믹하게 이뤄졌다”며 “드라마적 가창이 뛰어난 성시경씨에게도 딱 맞는 가사”라고 평가했다.

심현보는 “20년 전 김광석 선배가 부른 음악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살아계셨다면 좋아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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