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주고, 서먹하고' 위기의 가족이라면…해법은 여기에

이해진 기자
2016.01.30 03:01

[따끈따끈새책]'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대한민국 보통 가족을 위한 독서 성장 에세이

문학을 좋아하는 여자와 철학을 사랑하는 남자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 둘을 낳았다. 이후엔 아이를 위해, 가정을 위해 문학·철학 다 팽개치고 정신없이,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위기가 찾아왔다. '남편의 파업, 아내의 병'. 부부는 그제서야 진짜 위기가 눈에 들어왔다. 맞벌이에 지쳐 있는 동안 아이들은 부모와 멀어져 있었다. 가족의 개념부터 다시 세워야 했다.

김정은·유형선 부부 이야기이다. 두 사람은 어떻게 가족의 개념부터 다시 세웠을까? 방법은 '다함께 책 읽기'였다. 나보다 더 큰 아픔을 극복해낸 소설 속 주인공, 도덕경에 담긴 현자의 말씀, 그림책에 깃든 동심을 함께 나누며 소통하고 위로 받았다. 녹록지 않았던 그 4년의 과정이 책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에 담겼다.

시작은 부부의 '좌표 찾기'였다. 몸은 어른이 됐는데 인생의 길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부부는 결국 다시 문학을, 철학을 꺼내 들었다. 여기에 허리 띠를 졸라맨 가정 형편에 따라 유치원과 학원을 그만둔 아이들까지 합세하면서 가족은 도서관에 매일 발도장을 찍었다.

독서 목록은 철학을 공부한 아빠가 직접 구성했다. △소명 △신화 △가족 △형제 △우정 △배움 △국가 △일 △시간 △이상 등 10가지 굵직한 주제들을 선정했다. 각 주제마다 어울리는 책들을 골라 나눠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세살 작은 아이는 엄마의 낭독에 의지했다.

때로는 책 보다 책을 읽고 나눈 대화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부부는 '형제'라는 주제의 책 '내 동생 싸게 팔아요'를 읽고 나눈 큰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맞벌이 부모 대신 동생을 돌보아야 했던 아이의 외로움을 늦게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 책은 그렇게 말로는 미처 다 메우지 못했을 서로의 간극을 차근차근 채워나가 주었다.

그러는 사이 가족이 성장했다. 큰 아이는 일곱 에서 초등학교 4학년으로, 세 살 작은 아이는 일곱 살이 됐다. 남편은 파업에서 복귀했고 엄마는 새로운 꿈을 찾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부모의 존재와 가족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부부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함께 책 읽기'를 권한다. 삶의 벼랑 끝에 선 가장이라면,육아로 꿈을 잃은 전업주부 또는 바쁜 일상에 치여 사는 워킹맘이라면, 실은 그러한 세상의 모든 보통 가족이라면 그들처럼 책 읽기를 통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다고 격려한다.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김정은·유형선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48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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